은행장들, 산별교섭 요구 대응방안 논의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것"
성과연봉제 갈등에 작년에 중단…정치권·법원 분위기 보며 판단할듯


금융권 산별교섭 재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하영구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사용자협의회) 회장이 허권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위원장을 만나기로 했다.

전국은행연합회장을 겸직하는 하영구 사용자협의회장은 28일 열린 은행연합회 이사회에서 금융노조의 산별교섭 재개 요구에 관해 주요 은행장들과 논의한 후 기자들과 만나 "내일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 만나겠다.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말하겠다"고 언급했다.

하 회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산별 교섭 요구에 관해 은행장들이 여러 의견을 내놓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29일 허 위원장을 만나 금융노조의 제안에 관한 주요 은행 측의 생각을 전할 계획이며 양측이 접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28일 열린 이사회에서 은행장들은 산별 교섭의 장단점이나 금융노조의 제안에 관한 생각을 이야기했으며 일부는 찬반을 명확하게 밝히기보다는 다수의 뜻에 따르겠다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을 포함해 과거 사용자협의회를 통해 산별교섭을 했던 33개 금융권 사측은 산별교섭이 경영에 미치는 영향이나 정치권 및 사법 당국의 동향을 고려해 의사 결정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산별교섭을 위한 기업단위 창구단일화제도 개선'을 노동 정책 중 하나로 제시했으며 최근 법원은 노조의 동의 없는 성과연봉제가 무효라는 판결을 잇달아 내놓았다.

금융권 사용자들은 2010년부터 사용자협의회를 구성해 금융노조와 산별교섭을 했으나 작년에 성과연봉제를 둘러싼 노사 갈등으로 대부분이 사용자협의회를 탈퇴하면서 산별교섭이 중단됐다.

금융노조는 최근 산별교섭을 요구하며 이달 17일과 24일을 교섭일로 정해 통보했으나 사용자 측은 전원 불참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박의래 기자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