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살깎기식 마케팅 경쟁과 손쉬운 카드론 영업 치중 그만둬야"

신용카드사들이 올해 상반기 제살깎기식 마케팅 경쟁에 몰두한 데다 대손 비용이 많이 늘어나 순익이 44%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이와 관련, 28일 금감원 간부회의에서 카드업계의 제살깎기식 마케팅 경쟁과 손쉬운 카드 대출 위주의 수익구조를 질타하면서 체질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이 이날 발표한 2017년 상반기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상반기 전업카드사의 순이익은 5천370억원으로 전년 동기(9천584억원)에 비해 44%인 4천214억원 급감했다.

카드이용액이 8.7% 늘면서 가맹점 수수료 수익(3천738억원)과 카드론 수익(879억원)이 늘었지만, 마케팅비용이 14.7%(3천736억원) 증가한 데다 대손비용(5천143억원)은 더 크게 늘면서 수익을 갉아먹은 탓이다.

진 원장은 "그간 카드이용규모가 매년 10% 내외씩 증가해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감소를 어느 정도 상쇄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마케팅비용이 더 많이 늘어나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핀테크 기업과 인터넷 전문은행 등 새로운 참여자 시장진출 확대로 향후 카드사 본연의 지급결제업무가 점차 위협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카드사들이 지급결제시스템 혁신을 주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 유도해달라"고 당부했다.

상반기 신용·체크카드이용액은 390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8.7% 늘었다.

신용카드 이용액은 311조4천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8.4% 늘었고, 체크카드 이용액도 78조6천억원으로 10.1% 증가했다.

상반기 카드 대출 이용액은 48조7천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0.6%인 3천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카드론은 19조5천억원으로 3.4% 증가했지만, 현금서비스는 29조2천억원으로 1.1% 줄었다.

6월 말 현재 신용카드 발급매수는 누적 기준 9천749만매로 지난해 6월 말보다 3.7% 증가했다.

휴면카드 매수는 821만매로 전년 동기대비 2.1% 감소했고 체크카드 발급매수는 1억1천15만매로 2.2% 늘었다.

카드사 연체율은 1.46%로 변동이 없었다.

다만 카드대출 연체율은 2.34%로 지난해 6월에 비해 0.16%포인트 상승했다.

8개 카드사 모두 조정자기자본비율은 25.0%로 지난해 6월 말보다 1.3%포인트 하락했고, 레버리지비율은 4.3배로 같은 기간 0.1배 상승해 조정자기자본비율 8% 이상, 레버리지비율 6배 이내인 감독 규정상 지도기준을 준수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