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클랜드' 따라하기 줄줄이 실패…고품질 '프리미엄 PB'로 방향 전환
저가시장을 겨냥한 자체상표(PB)는 대부분 코스트코 ‘커클랜드’를 모델로 하고 있다. 1996년 등장한 커클랜드는 대형 유통업체 PB 가운데 국내에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음식, 가정용품, 가방, 세제까지 안 파는 것이 없을 정도로 많은 품목을 판매한다. 코스트코 전체 매출의 20%가 커클랜드에서 나올 정도다. 낮은 가격에 대량으로 판매하는 전략의 성공이었다.

커클랜드의 성공을 보고 해외 다른 유통업체들도 비슷한 전략의 PB를 내놨다. 프랑스 대형마트 카르푸는 2009년 저가형 PB ‘카르푸 디스카운트’를 선보였다. 미국 월마트도 2013년 비슷한 콘셉트로 ‘프라이스 퍼스트’를 만들었다. 하지만 두 브랜드는 각각 2014년과 2016년에 사라졌다. 가격과 품질면에서 알디, 리들 같은 초저가 할인점과의 경쟁에서 밀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유통업체들은 방향을 틀었다. 프리미엄 PB다. 가격이 아니라 질로 승부하고 있다. 카르푸는 ‘카르푸 셀렉션’이라는 이름의 PB 상품을 판매 중이다. 유명 식당을 평가하는 단체가 테스트해 승인한 음식만을 취급한다. 카르푸는 2015년부터 채식주의자를 위한 PB인 ‘카르푸 베지’도 내놨다.

미국에서는 ‘건강을 지향하는’ PB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미국 1위 슈퍼마켓 체인인 크로거는 2015년 ‘심플 트루스’를 선보였다. 500가지 유기농 식재료를 판매하는 브랜드다. 크로거의 신선식품 매출은 홀푸드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미국 대형유통업체 타깃은 식품 안전을 강조한 ‘심플리 밸런스드’라는 브랜드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일본의 최대 유통그룹 이온은 PB 톱밸류를 저가형, 프리미엄형 등으로 세분화해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그린아이’라는 헬스 뷰티 관련 PB를 만들어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