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국적 선사였던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거쳐 파산한 지 1년이 돼 간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사의 일원이라는 자부심으로 거센 바다와 싸우며 수출입 화물을 수송하던 한진해운의 선원 대부분은 다른 선사들로 옮겨 배를 타고 있다.

상당수는 아예 해운업계를 떠났고 아직도 새 일자리를 찾지 못해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27일 한진해운 해상직원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8월 31일 법정관리 신청 당시 한진해운이 직접 관리한 58척의 선박에서 근무하던 한국인 선원은 675명이었다.

지난해 10월 사측이 선원들에게 한 달 후 일괄해고한다고 통보한 이후 선원들은 짧게는 몇 년, 길게는 20~30년을 근무한 회사를 떠나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나서야 했다.
한진해운 사태 1년…선원 상당수 바다 떠나고 일부 재취업 못해
해양수산부는 한국선원복지고용센터를 통해 재취업을 지원했고 선주협회도 국적 선사들에 한진해운 선원들을 적극적으로 채용하도록 권유했다.

노조는 지금까지 500여명이 다른 선사에 재취업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 가운데 130여명은 한진해운의 미주·아시아 노선을 인수한 SM상선의 배에 올랐다.

SM상선 선박 대부분은 한진해운이 운항했던 배다.

72명은 선박관리전문회사인 유수에스엠에 재취업했다.

한진해운 파산으로 최대 국적 선사가 된 현대상선에는 40여명이 취업했다.

해영선박, 폴라리스쉬핑, 범진상운, SK해운 등 60여개 선사나 선박관리회사가 한진해운 선원을 적게는 1명, 많게는 35명까지 채용했다.

재취업하지 않은 나머지 선원들 가운데 100명 이상은 선원직을 버리고 육상의 다른 직종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노조는 전했다.

40여명의 일반선원(부원)은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요한 노조위원장은 "해기사들의 경우 재취업을 원하는 사람은 대부분 다른 선사로 옮겼지만 부원들은 채용할 선사가 마땅치 않은 데다 재취업하더라도 처우가 한진해운보다 매우 떨어지는 탓에 얼마 못 가 그만두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다른 선사에 재취업한 선장과 항해사 등 간부선원(해기사)들도 한진해운에 근무할 때보다 급여 등에서 못한 대우를 받고 낯선 환경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의 선원들에 대한 처우는 업계 최고 수준이었다.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lyh950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