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현대자동차가 여의도 한강공원에 조성한 수소전기하우스에서 관람객이 수소연료전기차 작동 원리를 살펴보고 있다.  현대차 제공
서울시와 현대자동차가 여의도 한강공원에 조성한 수소전기하우스에서 관람객이 수소연료전기차 작동 원리를 살펴보고 있다. 현대차 제공
수소연료전기자동차(FCEV)는 ‘궁극의 친환경차’로 꼽힌다. 물(수증기)만 나올 뿐 유해가스가 전혀 배출되지 않아서다. 이뿐만 아니라 수소차가 생산한 전기로 집 안의 가전기기와 조명을 켜고 냉난방 설비까지 가동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다가올 수소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 마련된 현대자동차 수소전기하우스를 찾았다. 달리는 차가 에너지원이 되는 미래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 자리잡은 수소전기하우스.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 자리잡은 수소전기하우스.
수소전기하우스는 외벽이 통유리로 돼 있어 밖에서도 안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얼굴을 스쳤다. 거실처럼 꾸며진 전시 공간에 전등과 선풍기, TV 등이 켜져 있었다. 영락없는 일반 가정집이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전기를 끌어오는 시설이 없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대신 야외에 주차된 수소차가 배터리 전력으로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었다. 한쪽에 마련된 상황판에는 ‘3호차 실시간 전기 공급량 8574W(와트)’ 등이 표시돼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집에서 사용하는 모든 에너지는 밖에 있는 수소차 세 대가 책임지고 있다”며 “수소 사회가 우리 곁에 가까이 다가왔음을 보여주는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Car & Joy] 1회 충전 580㎞…수소차로 집안 에어컨도 '쌩쌩'
수소차는 충전(充塡)해둔 수소가 공기 중 산소와 반응할 때 생기는 화학에너지를 전기로 바꿔 저장한다. 이 전기를 자동차 구동뿐 아니라 가정집 등 다양한 영역의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수소는 우주 질량의 75%를 차지할 만큼 풍부해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소전기하우스 안쪽으로 더 들어가자 내년 초 출시를 앞둔 현대차의 차세대 수소차 두 대가 전시돼 있었다. 차세대 수소차는 1회 충전 시 580㎞ 이상을 달릴 수 있다. 서울과 광주를 충전 없이 왕복할 수 있다. 최대 출력 163마력의 힘을 내며 영하 30도에서도 시동이 걸려 기존 수소차의 약점도 극복했다. 또 10년·16만㎞의 내구성을 갖춰 내연기관차와 거의 차이가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직원이 건네준 증강현실(AR) 기기를 차세대 수소차에 갖다 대자 화면에 차 부품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문가 설명을 들으면서 직접 눈으로 구동원리 등을 익힐 수 있었다.

수소전기하우스엔 차세대 수소차 체험 공간도 갖춰져 있었다. 커다란 화면이 공기압축제어기, 수소공급시스템 등을 하나씩 훑어가며 작동 영상을 보여줬다. 사고가 나면 수소탱크가 안전한 위치로 밀려나는 충돌시험 영상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곳에는 수소차 구동 원리를 직접 실험해볼 수 있는 어린이 과학교실 등 총 여덟 가지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어린이들에게 좋은 체험 거리가 될 듯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소전기하우스에서 수소가 얼마나 깨끗하고 살기 좋은 미래를 만드는지 느낄 수 있도록 꾸몄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서울시와 공동으로 마련한 수소전기하우스는 오는 11월17일까지 무료로 운영된다. 다양한 체험 활동을 사전에 예약할 수도 있다. 자세한 사항은 수소전기하우스 홈페이지(h2house.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