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 성장하는 세계경제

OECD, 주요 45개국 올해 '플러스 성장' 예고
각국 중앙은행 공격적 통화완화가 견인차
원자재값 올라 자원부국들도 턴어라운드
급격한 통화긴축, 미국·중국 통상전쟁이 변수
2008년 9월 미국 투자은행(IB)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을 시작으로 번진 글로벌 금융위기는 세계 경제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미국(-2.8%),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4.5%), 일본(-5.4%) 등 선진국 대부분의 성장률이 2009년 뒷걸음질 치면서 세계적인 저성장이 이어졌다. 2010년을 전후해선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로 불린 남유럽 국가들이 재정위기에 빠져 글로벌 경제의 발목을 잡았다.

그랬던 국가들이 올해 일제히 ‘플러스 성장’할 전망이다. PIGS를 포함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경기를 전망하는 주요 45개국이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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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럽 재정위기국도 플러스 성장

금융위기 이후 가장 먼저 회복세를 보인 곳은 위기의 진앙인 미국이다. 2013년 1.7%였던 경제성장률이 2014년 2.4%, 2015년 2.6%로 높아졌다. 이때만 해도 경기 회복은 미국에 국한된 얘기였다.

유로존 성장률은 2015년에도 1.5%에 그쳤고, 일본의 성장률 역시 1.1%에 불과했다. OECD 회원국의 평균 성장률은 2.2%로 간신히 2%대에 턱걸이했다. 신흥국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과 원자재 수출 감소 등이 겹쳐 선진국보다 회복이 더뎠다.

올해는 양상이 다르다는 게 OECD의 관측이다.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은 6%대 중·후반의 성장률로 최근 몇 년 새 끊임없이 제기된 ‘경착륙’ 우려를 불식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로존과 일본 역시 미국 못지않은 성장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재정위기 탓에 가장 취약하다고 평가받은 남유럽 국가들과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타격을 받은 자원부국들도 올해는 경기회복 대열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고 OECD는 내다봤다.

그리스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한 해를 제외하곤 줄곧 ‘마이너스 성장’해왔다. 올해는 1.1% 성장한 뒤 내년에는 2.5%로 성장세가 강해질 전망이다. 지난 7월에는 3년 만에 처음으로 국채 발행에도 성공했다. 자원부국 브라질은 2015년부터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했지만 올해는 0.7%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이란 관측이다.

2010년 8.3%까지 높아졌던 OECD 회원국의 평균 실업률은 올해 6.0%로 떨어진 뒤 내년에는 5.8%로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유로존 등 일부 선진국의 실업률은 금융위기 이후 고점 때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꺾였다.

중앙은행 긴축·中 부채는 위험요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 경제가 회복 국면에 본격적으로 접어들면서 저성장 국면에서 나타났던 현상들도 사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금융위기 이후 수년간 빚을 갚느라 지갑을 닫은 미국 가계들은 최근 들어 소비를 확대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세수 감소로 허리띠를 졸라맸던 주요 선진국 정부들도 최근 들어 지출을 늘리고 있다. 저성장에 따른 수요 부족으로 하락하던 원자재 가격도 반등세로 돌아섰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글로벌 원자재 가격지수는 2016년 초 이후 최근까지 27% 올랐다. 이런 흐름은 다시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선순환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WSJ는 “과거 주요국 경제가 모두 성장하는 동반성장 국면이 일단 시작되면 일정 기간 지속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전망했다.

불안 요인도 적지 않다. 공격적인 통화완화 정책으로 경기 회복의 ‘일등공신’ 역할을 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급격한 통화긴축을 시행하는 게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시장은 24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개막한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의 심포지엄인 ‘잭슨홀 미팅’에 주목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긴축계획을 시사할 경우 금융시장은 물론 세계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WSJ는 다만 “대부분 나라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치보다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어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을 서두를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중국의 부채 급증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고, 미·중 간 통상전쟁 발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도 불안 요인으로 지적된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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