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는 요즘…] '탈원전'에 에너지 부서는 기피…통상에 몰리는 산업부 공무원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통상 업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통상은 외국어 구사 능력이 필요하고 해외 출장도 잦아 그동안 산업부 내 인기 부서가 아니었다. 하지만 요즘은 통상교섭본부 근무를 희망하는 산업부 공무원이 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통상 전담조직인 통상교섭본부가 신설되고 과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이끈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본부장으로 돌아온 영향이 크다. 김 본부장은 통상교섭본부가 외교부 소속이던 2004~2007년 통상교섭본부장으로 활약했다.

한 과장급 공무원은 “공무원들은 아무래도 정권 실세 밑에서 일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정권 초기에 경력을 잘 쌓으면 향후 승진 등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 통상 공무원은 “한·미 FTA 개정 협상이 관심을 끌자 ‘나도 주목받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공무원이 많다”며 “김 본부장과 같이 일해보니 어떠냐고 묻는 동료가 부쩍 늘었다”고 했다.

김 본부장이 “협상은 내가 직접 할 테니 외국어 실력보다 산업 분야 지식이 많은 공무원이 통상교섭본부에 많이 지원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도 통상 업무의 인기를 올리는 데 한몫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본부장은 한·미 FTA 개정 협상의 주요 이슈가 될 자동차, 철강,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일해본 공무원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전통적 인기 부서였던 에너지 부문은 상대적으로 지원자가 줄고 있다. 에너지 부서에 가면 탈(脫)원전 정책을 수행해야 하는데 정권이 바뀌면 ‘뒤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이 영구중단되면 건설사와 지역주민들로부터 줄소송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산업부 공무원 사이에 퍼져 있다. 산업부는 지난 18일 실장급 2명, 국장급 7명의 인사를 냈다. 이르면 이번주 후속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