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한 번 충전으로 580㎞를 달릴 수 있는 차세대 수소연료전기자동차(FCEV)를 공개했다. 오른쪽부터 류창승 현대차 국내마케팅실장(이사), 이광국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 이기상 환경기술센터장(전무), 하학수 내장디자인실장(이사).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한 번 충전으로 580㎞를 달릴 수 있는 차세대 수소연료전기자동차(FCEV)를 공개했다. 오른쪽부터 류창승 현대차 국내마케팅실장(이사), 이광국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 이기상 환경기술센터장(전무), 하학수 내장디자인실장(이사).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은 미래 신성장동력을 친환경차 시장에서 찾고 있다. 지난 17일 공개한 차세대 수소연료전기자동차(FCEV)가 대표적인 현대차그룹의 미래 먹거리다.

내년 3월 양산에 들어갈 차세대 수소차는 기존 1세대 투싼 모델보다 무게를 줄이고 운행 거리는 대폭 늘린 게 특징이다. 한 번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운행 거리가 580㎞ 이상으로 늘어났다. 시중에 나와 있는 1세대 투싼 수소차는 한 번 충전으로 415㎞를 갈 수 있다. 최대 출력은 기존보다 20% 증가한 163마력에 달한다. 이는 동급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슷한 성능이다. 영하 30도에서도 시동이 걸려 추운 날씨엔 시동이 잘 걸리지 않던 기존 수소차의 약점도 극복했다.

‘10년 16만㎞’ 수준의 연료전지 내구성과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 저장 밀도 기술도 갖췄다. 원격 자동 주차 보조, 고속도로 주행 보조 등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도 적용된다. 가격은 6000만원 후반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을 포함하면 실구매가는 3000만원대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내년 3월 차세대 수소차 양산과 동시에 강화된 성능과 낮은 가격을 앞세워 다시 주도권을 쥔다는 구상이다. 충북 충주에 연간 3000대 규모의 수소차 핵심 부품을 전담 생산할 수 있는 기반도 구축해놨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앙정부, 지자체 등과 협력해 충전소 등 인프라를 확대할 것”이라며 “2020년까지 차세대 수소차를 국내외에 1만 대가량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수소차를 포함한 중·장기 친환경차 출시 전략도 가다듬었다. 2020년까지 친환경차 28종을 내놓겠다는 기존 계획을 확대해 총 31종을 출시하기로 했다.

친환경차 종류별로는 △엔진과 전기모터를 조합해 연비를 높인 하이브리드카 10종 △하이브리드카에 외부 충전 기능을 더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 11종 △전기차 8종 △수소차 2종 등이다. 현재 14종인 친환경차 모델 수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이를 통해 세계 친환경차 시장을 휘어잡은 도요타에 이어 2위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다. 현대·기아차는 세계 친환경차 시장에서 도요타와 혼다, 르노닛산(미쓰비시 포함)에 이어 4위다.

현대·기아차는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대형차도 추가할 방침이다. 전기차 부문에서는 내년 상반기 1회 충전으로 390㎞ 이상 달릴 수 있는 소형 SUV 코나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2021년에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고급 전기차도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그룹 대표 기업인 현대차의 연구개발(R&D) 투자액은 사상 최대인 2조352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대비 R&D 비중 역시 2015년 2.4%에서 지난해 2.5%까지 상승했다. 올해도 계속 높아질 전망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