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부, 작년 11월 양계협회·산란계 농가 교육 실시 후 '나 몰라라'

"이미 지난해 11월 산란계 농장주들을 대상으로 살충제 사용에 대해 교육까지 해놓고 미리미리 대응하지 않다가 이제 와 난리를 치는 정부가 이해되지 않습니다."

경기도 한 산란계 농장 대표 A씨의 말이다.

A씨는 "지난해 11월 농림축산식품부 주관으로 경기도 농업기술원에서 닭 진드기 및 산란계 질병에 대한 교육이 오후 내내 이뤄졌다"며 "당시 교육에 도내 대부분 산란계 농장주가 참석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산란계 농장에서 살충제 사용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는 등 문제가 되자 교육한 것으로 안다"며 "농림부에서 나왔다는 한 공무원은 '일부에서 살충제를 마구 사용하는데 하지 마라. 만약 계속 사용하면 내년에 이것이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

만약 사용하다 적발되면 사육 허가를 취소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A씨는 "이미 당시 정부는 양계농가의 살충제 사용에 대한 문제점을 알고 있었으니까 이런 교육을 하지 않았겠냐"며 "그때부터라도 좀 더 촘촘하게 살충제 사용 관련 교육을 하고 사후 감독을 했으면 이번 같은 사태는 미리 막았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에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를 해놓고 예방 조치는 취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대한양계협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된 공지사항을 보면 당시 교육은 11월 9일 오후 양계협회와 농림축산식품부 주최로 경기도 내 산란계 농장주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주요 교육 내용은 닭 진드기 발생 및 사용 약품, 조류 인플루엔자(AI) 방역 등과 관련된 것이었다.

이 공지사항에는 '금년 여름철 닭 진드기 발생 및 사용 약품 등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교육한다'는 내용과 교육 목적이 '산란계 농장의 동물용 의약품 적정 사용 및 관리 교육을 통한 안전하고 위생적인 계란 생산'이라는 내용도 있다.

당시 교육은 경기권, 경상권, 충청권, 호남·제주권 등 전국을 4개 권역으로 나눠 순차적으로 진행하다가 충북 음성에서 고병원성 AI 의심축이 발견되면서 충청권까지만 진행하고 11월 17일 이후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강사로 참여한 농림축산검역본부 직원 2명은 '양계 질병 예방을 위한 방역대책'과 '동물용 의약품의 올바른 사용방법' 등을 교육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강사로 나섰던 축산검역본부 관계자는 "당시 동물용 의약품의 올바른 사용방법 등을 교육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닭에 사용하면 안 되는데도 이번에 계란에서 검출돼 문제가 된 피프로닐 등에 대한 이야기는 당시 나오지는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도내 양계농가들은 "적어도 이미 지난해부터 정부가 논란을 우려해 교육까지 했다면 좀 더 체계적으로 양계농가의 살충제 사용을 감독하고 점검, 교육해 이번과 같은 사태는 미리 막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전형적인 뒷북행정"이라고 비난했다.

(수원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kw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