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형 변호사의 금융·보험 바르게 알기 (2)] 케이뱅크·카카오뱅크 초반 돌풍… '미풍'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영업 개시 3주째인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계좌 200만개를 돌파하고 1조원에 가까운 예·적금을 끌어 모으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카카오뱅크보다 약 4개월 전에 영업을 시작한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또한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 넘는 실적을 보이고 있다. 필자 또한 카카오뱅크에 가입하여 계좌송금 및 스마트 출금 등의 서비스를 이용해 보았는데 기존의 서비스와는 차별화된 서비스에 아주 만족하였다. 다른 사람에게 돈을 송금하기 위해 지금까지는 반드시 상대방 은행 계좌번호를 확인하여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카카오뱅크의 송금서비스의 경우 카카오톡 상의 송금 상대방을 클릭하기만 하면 그 사람에게 바로 송금이 이루어진다. 만일 그 상대방이 카카오뱅크에 계좌를 가지고 있다면 카카오뱅크 계좌에 바로 입금이 가능하다. 카카오뱅크 계좌가 아직 없다면 문자를 통해 송금이 된 사실을 알리고 송금된 금원을 어디로 입금할 것인지를 물어보는 창이 뜨게 되며, 이용자는 자신의 은행계좌를 입력함으로써 자신의 계좌로 돈이 입금받게 된다. 또한 스마트인출 기능 또한 아주 편리한 방식이었다. 가까운 CU편의점에 설치된 ATM기에 자신의 휴대전화기에 찍힌 고유 인증번호를 입력하기만 하면 통장이나 카드 없이도 별도의 수수료 없이 24시간 현금 출금이 가능하다.

◆인력 충원 및 추가 투자가 절실한 상황

하지만, 이와 같은 초반 돌풍에도 불구하고 아직 여러 가지로 아쉬운 부분이 있다. 일단 비대면 방식의 대출신청이 폭주하면서 휴대전화 앱 상의 대출신청서비스는 먹통인 상황이고, 대출신청 · 계좌개설 등에 관한 각종 문의에 대응해 줄 고객센터도 제대로 연결이 되지 않고 있다. 또한 카카오 캐릭터가 그려진 이쁜 디자인으로 인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체크카드 발급도 지연되고 있다. 게다가 CU편의점 중 일부만 ATM기 설치가 완료된 상황이라 업무중심지구에 근무하는 필자도 스마트인출 기능을 경험해 보기 위해 여러 CU편의점을 돌아다녀야 했을 정도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불편함은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 넘는 인기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이며, 인력 충원 및 추가 투자를 통해 충분히 해결 가능한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은산분리에 가로막힌 추가 투자

문제는 돈이다. 이와 같은 인력 충원 및 추가 투자에는 돈이 필요한데, 케이뱅크의 자본금은 2,500억 원, 카카오뱅크의 자본금은 3,000억 원에 불과하다. 비교 대상이 될 수는 없겠지만 같은 1금융권이라고 할 수 있는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자본금이 약 21조 원에 이르는 것을 생각한다면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게다가 은행들은 재무건전성 지표인 자기자본비율(BIS 비율)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4조 원의 대출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본을 4,000억 원 이상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케이뱅크가 최근 대출 중단을 선언한 것도 BIS 비율을 넘지 않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당장 돈이 급하게 필요하다보니 은산분리 완화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증자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10개 이상의 회사들로 구성된 주주단이 쉽게 의견을 모을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은산분리 완화에 관한 법률안이 3개나 국회에 상정

은산분리 완화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산업자본이 은행을 사금고화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거 은산분리 제도를 도입할 당시와 비교하여 우리나라 경제는 급속도로 성장하여 이제 산업자본 규모가 인터넷전문은행을 훨씬 능가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고, 자금조달의 방식 또한 다양해져서 은행이 유일한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했던 과거와는 많이 달라진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대주주가 은행 자금을 부당하게 유용한다면 이는 명백한 업무상 배임 · 횡령 행위이므로 산업자본이 이와 같이 엄한 형사처벌을 감수하면서까지 은행 자금에 손을 댈 가능성은 거의 없다. 나아가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주주 주식보유 한도를 34% 또는 50%까지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3개의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되어 있는데, 이들 법률안 모두 공히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를 금지하고 대주주가 발행한 주식취득도 제한하는 등 위와 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를 두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미래는 ?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인하여 기존의 은행들이 영업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대기업들이 아직 신생인데다 자본금 규모도 턱없이 부족한 인터넷전문은행과 기업금융 거래를 할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는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자신들의 모바일 기반의 장점을 살려 개인이나 중소규모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함으로서 틈새시장을 노릴 수밖에 없다. 즉 기존 시중은행들과 인터넷전문은행은 기본 타겟층이 다르다.

게다가 일부 중복되는 영역에 있어서도 기존 은행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도 경쟁은 필수적이다. 이번에 소액 외국환송금 허용을 통해 확인된 바와 같이 인터넷전문은행의 탄생은 기존 금융기관으로 하여금 보다 편리하고 저렴한 비용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와 같은 선의의 경쟁은 결국 금융소비자들의 이익으로 돌아가고 금융기관 스스로도 급변하는 세계 금융서비스 흐름을 쫒아가도록 유도하고 있다. 24년 만에 새롭게 탄생한 은행이니만큼 이들 은행들이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법제도적으로도 도움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인터넷전문은행들도 지금까지 보여 왔던 혁신적인 시도들을 계속함으로써 IT로 무장되고 모바일로 최적화된 자신들의 고유한 장점을 살려 국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해 줬으면 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은 SNS와 금융이 결합된 새로운 핀테크 영역이니만큼 금융을 넘어서서 한 차원 높은 다양한 서비스들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와 같은 변화만이 우리나라의 IT와 금융이 치열한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이다.
[김도형 변호사의 금융·보험 바르게 알기 (2)] 케이뱅크·카카오뱅크 초반 돌풍… '미풍'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김도형 <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

학력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고려대학교 대학원 법학과 졸업(행정법 석사)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로스쿨 졸업(LL.M.)
서울지방변호사회 증권금융연수 제7기 수료
서울대학교 금융법무과정 제7기 수료

경력

제44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제34기 수료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서울지방변호사회 증권금융연수원 강사
한국금융연수원 교재집필 위원(리스실무)
대한변호사협회 입법평가위원회, 스타트업 · 규제혁신 특별위원회 위원
한국석유공사 계약심의위원
법무부 해외진출 중소기업 법률자문단 자문위원
한국증권법학회 이사
법무법인(유한) 바른 구성원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