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재산 규모에 따라 세액 결정
위장분할 통한 조세회피 우려도
[대한민국 세금 대해부] "각자 받은 유산에 과세" 정부, 유산취득세 도입 검토

정부가 상속·증여세 과세체계 개편을 추진키로 하면서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과세하는 방안이 본격 논의될 전망이다. 지금처럼 상속 총액에 일괄 과세(유산세 방식)하는 대신 개인이 상속받은 금액별로 세금을 매기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맡은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지난달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과세 형평 제고를 위해 상속·증여세 과세체계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개편 방안의 하나로 유산취득세 방식의 과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산취득세 방식을 적용하면 상속인 각자가 취득하는 상속 재산 액수에 따라 세액이 결정된다. 재산을 많이 물려받는 상속인일수록 세금을 많이 내고, 적게 받는 상속인일수록 적게 낸다. 그만큼 과세 형평성에 부합한다는 것이 기재부 판단이다.

현행 상속세법에선 과세표준 기준으로 상속액이 총 15억원이라고 하면 상속인 수와 관계없이 총액에 대해 과세구간별로 세율 10~40%가 적용된다. 1억원 이하는 10%, 1억원 초과~5억원 이하는 20%,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는 30%, 10억원 초과~30억원 이하는 40% 세율을 매기는 식이다.

이에 비해 유산취득세 방식에선 상속인 세 명에게 재산을 나눈다면 분배 방식에 따라 각각 세율 10~20%만 적용받을 수도 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지난 6월 연 ‘상속·증여세제 개선 방향에 관한 공청회’에서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현행 유산세 방식에서는 최대 30억원에 이르는 배우자 공제 효과가 (법 취지와 달리) 대부분 자녀들에게 흘러들어간다”며 유산취득세 방식으로의 전환 필요성을 주장했다.

주요 선진국에서는 유산취득세 방식을 운용하는 곳이 많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상속세를 부과하는 22개 국가 중 일본 독일 프랑스 스위스 등 16개국이 유산취득세 방식을 운용하고 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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