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조한 성과로 인기가 시들해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금융상품에 대한 세제혜택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데 내년부터 ISA 비과세 한도는 최대 500만원까지 확대되고, 투자원금의 중도인출도 허용되기 때문이다. 의무가입기간(농어민 및 서민 3년, 일반 5년)은 있지만 중간에 자금을 뺄 수 있어 다른 금융회사로 갈아타는 것도 가능하다.
세제혜택 늘어난 ISA…이참에 갈아탈까
정부는 내년부터 서민형 ISA의 비과세 한도를 25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일반형 ISA는 2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세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의무가입기간이 지나면 수익에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것은 물론 계좌에 넣은 원금 내에서 중도인출이 가능하다.

그만큼 ISA 수익률에 따라 금융사 갈아타기도 빈번해질 전망이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ISA 판매액은 국민은행이 1조354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우리은행(5782억원) 신한은행(4400억원) KEB하나은행(4391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지난 1년간 ISA 운용 수익률은 시중은행보다 증권사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은행 및 증권사들의 ‘중위험 모델포트폴리오(MP)’로 운용되는 일임형 ISA의 1년 수익률(6월 말 기준)은 NH투자증권(QV중립A)이 9.93%로 가장 높았다. 삼성증권(중위험적립펀드형) 7.15%, 한국투자증권(랩 중립 멀티형) 7.08% 등 주로 증권사들이 상위권을 차지한 반면, 시중은행은 신한은행(중위험A형) 6.28%, 우리은행(고배당30) 5.74% 등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은행들은 갈아타기에 따른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분기별로 ISA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관리했으나 앞으로 월단위로 수익률 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존에 거둔 차익을 중간에 인출하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원금 내에서 중도 인출이 가능해지면서 그만큼 ISA 평균 투자기간도 짧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인터넷 및 모바일뱅킹 등 비(非)대면 채널 가입자를 선점하기 위해 관련 전산 시스템을 정비 중이다.

국민은행은 마이너스 상태인 ISA에는 수수료를 면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올 들어 주식시장도 상승세를 보여 은행들의 일임형 ISA 모델포트폴리오에서 손실을 보고 있는 상품은 아직 단 한 개도 없다”며 “저조한 성과에 수수료까지 떼어 수익률을 갉아먹지 않도록 손실 난 ISA에는 수수료를 면제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