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나랏돈 4.3조 풀어 기초수급자 90만명 늘린다
소득이나 재산이 최저생계비를 밑돌아 기초생활보장 대상인데도 부양가족이 있다는 이유로 수급자에서 탈락시키는 ‘부양의무자 제도’가 오는 11월부터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이에 따라 기초수급을 받지 못 하던 빈곤층 93만 명이 33만 명으로 줄어들고, 기초수급자는 163만 명에서 252만 명으로 늘어난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제1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2018~2020년)’을 발표했다. 박 장관은 “그동안 기초수급자와 비슷한 소득이나 재산을 가진 어려운 부모라도 돌봐 줄 자녀가 있으면 그들에게 부양책임을 돌리고 정부는 외면했다”며 “3년간 4조3000억원을 투입해 가족이 있어도 도움을 받지 못하는 극빈층은 국가가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기초생활급여 중 생계급여 및 의료급여(기준 중위소득의 30% 및 40% 이하)에는 11월부터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수급자와 부양의무자 모두에 노인 또는 중증 장애인이 있는 경우로, 부양의무자가 소득·재산 하위 70%인 경우에 한해서다. 주거급여(기준 중위소득의 43%)는 내년 10월부터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한다. 부양의무자 제도가 폐지되면 생계급여 신규 수급자는 2020년까지 3만5000명, 의료급여 수급자는 7만 명 늘어난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