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증권거래소 1부 상장기업들이 내년 3월 종료되는 2017회계연도 최종이익 합계가 전년보다 7.3% 늘어나면서 사상 최고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됐다.

8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상장기업들은 엔화가치 하락과 해외경제 회복에 힘입어 제조업을 중심으로 실적 예상을 속속 높여 잡고 있다.

SMBC닛코(日興)증권이 2017년 4∼6월 결산을 공개한 3월 말 연간결산 기업 936곳을 집계했다.

이는 상장기업 전체의 3분의 2에 해당한다.

나머지 기업을 고려해도 2017회계연도 최종이익은 최대가 예상됐다.

이익 전망을 상향 조정한 기업은 고베제강소, 미쓰비시전기 등 70곳 정도로 하향 조정한 기업 수를 큰 폭으로 웃돌고 있다.

2017년 4∼6월 최종이익 합계는 전년 동기보다 32.6% 늘었다.
일본 기업이익 '7% 늘며 역대최대' 전망… 경기회복·엔저 영향
작년에는 영국의 유럽연합(EU) 이탈 국민투표 충격으로 주가가 급락하고 엔화가치는 달러당 99엔대까지 치솟아 엔화 강세·약달러 국면이 진행한 반면에 올해는 그에 대한 반동으로 엔화하락 효과가 컸다.

업종별 2017회계연도 전망을 보면 철강이 전년보다 69.7% 급증한다.

원자재가격 강세에 영향받았다.

전기전자 수익 전망치도 엔화하락에 아시아 설비투자 수요까지 가세하며 22.5% 늘었다.

그런데 자동차 등 수송용 기기는 견조하던 북미 시장이 한계점을 노출하면서 1.7% 늘어나는데 그쳤다.

소매업은 외국인 여행자들이 소비를 늘린 영향을 받아 14.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반해 일손부족으로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 육상운수와 건설은 각각 3.0%, 0.4% 감소했다.

SMBC닛코증권 이토 게이이치 수석분석가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정책 수행 능력이 문제시될 경우 다시 엔고로 돌아서 실적이 악화할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세계경제가 다시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들 우려가 현실화되면 일본 상장사들의 실적 향상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다이와증권 다카하시 가즈히로 수석주식전략가는 중국경제에 대해 "가을 공산당대회가 끝나면 조정받을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이런 지적에도 대체로 순조로운 분야는 반도체업계다.

사물인터넷(IoT) 수요의 급속한 확대 덕분이다.

반도체제조장치 대기업 도쿄일렉트론은 아시아 상대 판매가 늘어 4∼6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5배 정도 늘었다.

요시다 겐이치로 소니 부사장은 "반도체 사용처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기계도 중국 정부의 경기 대책에 의한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등의 혜택을 받아 확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히타치건기와 고마쓰의 중국 관련 매출은 거의 배로 늘었다.

세계적인 경기회복은 비제조업에도 파급했다.

일본항공은 비지니스맨의 해외 출장 증가에 따라 국제선의 장거리 편이나 비즈니스클래스 이용이 늘면서 고객당 단가가 크게 향상됐다.
일본 기업이익 '7% 늘며 역대최대' 전망… 경기회복·엔저 영향
한편, 도요타자동차는 전체 최종이익 예상을 2천500억엔 끌어올렸지만 4∼6월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를 밑돌았다.

북미시장에서 판촉비용이 늘어나 본업이 반드시 호조라고는 말할 수 없는 형편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