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드보복에 북한 리스크까지…상반기 서비스 적자 '사상최대'
올 상반기 서비스수지 적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반도 내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 탓에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고 해외 여행객은 급증해 여행수지가 사상 최악을 기록해서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17년 6월 국제수지’를 보면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는 362억7000만달러(약 40조8871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516억9000만달러)보다 약 30%(154억2000만달러) 쪼그라들었다. 6월 기준으로는 70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64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나갔지만 전년 대비 증가 폭은 추세적으로 줄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 폭이 줄어드는 데는 서비스수지 악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 상반기 서비스수지는 157억4000만달러 적자였다. 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적자 폭이다. 직전까지는 지난해 하반기(97억8000만달러 적자)가 최대 규모 적자였다.

입국자 수는 줄고 출국자 수가 늘면서 여행수지가 악화된 탓이다. 여행수지는 상반기 77억4000만달러 적자로 반기 기준 2007년 하반기(82억5000만달러 적자) 이후 사상 두 번째로 큰 적자 폭을 나타냈다. 1년 전인 지난해 상반기(35억달러)와 비교하면 적자 폭이 두 배를 넘었다.

특히 올 6월 적자는 13억9000만달러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충격이 컸던 2015년 7월(14억7000만달러) 이후 23개월 만에 최대를 나타냈다.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이 큰 폭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상반기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225만2915명으로 지난해 동기(381만6756명)보다 41.0% 줄었다.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관광을 금지한 3월부터 6월까지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60% 급감했다. 반면 상반기 출국자 수는 1262만762명으로 18.7% 늘었다.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북한의 미사일 실험 이후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중국 관광객을 대신하던 필리핀·일본·미국 등 외국인 관광객도 큰 폭 줄었다”고 설명했다.

운송수지 적자도 상반기 기준 최대 규모 적자를 내며 서비스수지의 발목을 잡았다. 상반기 운송수지는 22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