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화장지, 티몬 반려견 패드…e커머스에도 불어닥친 PB바람
대형마트와 홈쇼핑을 달궜던 자체상표(PB) 열풍이 e커머스에도 불기 시작했다. 티몬과 쿠팡 등 e커머스 업체들은 소비자 충성도를 높이고,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PB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수년간 축적한 온라인 구매정보를 바탕으로 제품을 개발한 게 특징이다.

쿠팡은 PB ‘탐사(Tamsaa)’(사진)를 내놓고 화장지, 탄산수 등 5가지 제품을 출시했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탐구하겠다는 의미에서 브랜드 이름을 탐사로 지었다. 구매 상품평 수천만 건, 소비자 구매패턴 등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제품 수요를 알아내 상품을 기획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탐사 탄산수가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용량이 350mL로 일반 탄산수 용량(500mL)에 비해 적다. 쿠팡은 데이터 조사결과 소비자들이 탄산수를 마실 때 한번에 다 마시지 못하고 남긴다는 점을 파악했다. 먹다 남은 탄산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김이 빠져 맛이 떨어진다. 결국 다 마시지 못하고 버려지는 제품이 많았다. 이런 조사결과를 반영해 용량을 350mL로 줄인 탄산수를 출시했다. 쿠팡 관계자는 “소비자 자신도 모르는 마음을 알아내는 것이 탐사의 목표”라고 말했다. 물티슈, 청소용품, 매트, 애견패드 등의 제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티몬은 2013년 국내 처음으로 반려동물용품 PB인 ‘복희네 배변패드’를 출시했다. 티몬은 복희네 배변패드의 판매가 늘자 2015년에는 고양이 배변용 모래인 ‘모찌네 고양이모래’도 내놨다. 가격이 L당 650원 정도로 시중제품의 반값이다. 벤토나이트로 제조해 잘 부서지지 않고 먼지가 적다. 모찌네모래는 티몬 고양이 모래 판매량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며 40만 개 이상 팔려나갔다. 티몬은 작년 3월에는 생활용품 PB ‘236’을 출시했다. 처음 8개였던 제품 종류를 타월, 화장지, 물티슈, 생수 등 13개까지 늘렸다.

이들 업체는 PB제품을 통해 자사 온라인몰 고정 방문객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e커머스 업체들이 취급액 등 외형성장은 어느 정도 이뤘기 때문에 앞으로는 PB제품 판매 등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을 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