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원 수준서 어린이 지능으로…LG 로봇청소기 '2년 만의 진화'
LG전자 로봇청소기(사진)의 인공지능(AI)이 2년 만에 유인원 수준에서 어린아이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서울대 ‘로보틱스 앤드 인텔리전트 시스템 연구실’에서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로봇청소기 4종을 평가한 결과다. 서울대 연구실은 지난해 11월 이 같은 조사를 시작해 최근 결론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범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2005년 개발한 ‘로봇에 지능지수를 부여하는 방법’ 특허 기술을 바탕으로 인지능력과 판단능력, 행동능력 등 3개 분야에 걸쳐 평가했다. 100개 이상의 항목을 시험해 수준에 따라 어린이, 유인원, 돌고래 등으로 단계를 나눴다. 물론 이 같은 단계는 단순한 서열 체계로 어린이 단계에 해당한다고 해서 실제 인간 어린이 정도의 지능을 갖췄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번 평가에서 LG전자의 ‘로보킹 터보플러스’는 어린이 단계, 삼성전자 ‘파워봇’이 유인원 단계였으며 영국 다이슨의 ‘360다이’와 미국 아이로봇의 ‘룸바900’은 돌고래 단계로 나왔다. 2015년 평가에서도 LG전자 로봇청소기가 1위를 했지만 당시에는 유인원 단계에 그쳤다.

AI가 실제로 학습해 장애물의 성격을 파악한다는 점이 호평받았다. 연구실에서 평가를 담당한 홍현기 박사는 “사물을 인식하는 능력은 모든 청소기가 비슷했지만 사람의 손과 문턱을 구분해 넘어가야 할지, 돌아가야 할지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은 LG전자 제품이 유일했다”며 “주위 사물과 자신의 속도를 계산해 스스로의 위치를 판단하고 어떻게 청소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지 계산하는 능력도 가장 우수했다”고 설명했다.

2003년 국내 최초로 로봇청소기를 상용화한 LG전자는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성능을 발전시키고 있다. 초음파 센서를 처음 적용하는 등 각종 센서 및 로봇 알고리즘에서 글로벌 경쟁사를 압도하는 수준에 올랐다. 이처럼 쌓은 로봇 기술은 공항 안내로봇, 대형 청소로봇 등 가전 분야에 꾸준히 접목되고 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