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질환 영상 판독하는 AI 개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영상자료 판독에 관해선 제이엘케이인스펙션이 왓슨을 개발한 IBM보다 앞서가고 있습니다.”

김원태 제이엘케이인스펙션 대표(사진)는 16일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자체 개발한 AI 적용 의료기기의 임상시험 계획 승인 신청을 했다”며 “승인이 나면 AI를 적용한 국내 1호 의료기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AI 기반 의료기기의 임상시험 계획 승인 신청은 제이엘케이인스펙션이 최초다. 의료기기 등급도 두 번째로 높은 3등급으로 신청했다. 의료기기 등급은 높을수록 허가 절차가 까다롭다.

제이엘케이인스펙션이 준비하고 있는 것은 AI를 활용해 뇌질환 영상 자료를 판독하는 의료기기다. 뇌질환과 관련한 수십만 장의 영상 자료를 학습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상이 있는 부분을 찾아낸다. 의사가 육안으로 영상 자료를 판독할 때 놓칠지 모르는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 2015년 1월부터 개발을 시작해 지난 3월 완성했다. 김 대표는 “뇌졸중이나 치매 같은 뇌질환은 다양한 분석 자료가 있는 다른 질환에 비해 진단하는 과정에서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 자료에 많이 의존한다”며 “판독 과정에 AI를 적용하기 가장 적합한 분야”라고 설명했다. 그는 “임상시험을 통해 본격적인 검증을 거쳐야겠지만 자체 실험에서 매우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고 했다.

이번 의료기기를 개발하기 위해 제이엘케이인스펙션은 김동억 동국대 일산병원 신경과 교수와 손을 잡았다. 김 교수는 한국인 뇌MR영상 데이터센터장을 맡으며 전국 11개 대학병원에서 뇌질환 관련 영상 자료를 25만 장 이상 모아 분류했다. 김 대표는 “뇌질환 영상 자료를 체계적으로 모은 것은 김 교수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하다”며 “김 교수에게 지난해 3월 기술을 이전받아 함께 개발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식약처의 임상시험 승인이 여름 안에는 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난해 식약처가 발표한 AI 적용 의료기기의 허가 과정 가이드라인을 충분히 연구했고 신청하기 전 식약처 산하 의료기기정보기술지원센터에서 컨설팅도 받았다”며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최종 판매 허가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