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원전 공사 중단' 이사회 무산
주민·노조 강력 반발
원전 부품업체들도 '비명'
한수원은 이날 오후 3시 경북 경주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어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기간 공사 일시 중단 계획안’을 의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신고리 5·6호기가 들어설 울산 울주군 주민과 한수원 노조가 이사진의 입장을 막았다. 원전 부품업체들도 “수십 년간 키워온 기업을 정부가 죽이려 한다”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조성희 한수원 이사회 의장, 이관섭 한수원 사장 등은 오후 3시와 5시께 두 번에 걸쳐 이사회장 진입을 시도했지만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한수원은 “산업통상자원부의 행정지도에 따라 공기업으로서 국가 에너지시책을 따라야 한다”며 이후에라도 이사회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수원이 공사 중단 안건을 의결하면 정부는 3개월간 공론화를 거쳐 시민배심원단에 최종 중단 여부 결정을 맡길 계획이다. 정부는 공사 최종 중단 여부를 예단할 수 없다고 설명하지만 사실상 ‘일시 중단 뒤 공론화를 통한 영구 중단’이라는 결론을 정해놓고 밀어붙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승윤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무회의에서 20분 만에 제대로 된 논의 없이 의결한 것부터 산업부의 행정지도까지 과정을 보면 한수원에 공사 중단을 강제로 명령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정부의 일방통행식 의사결정이 결국 물리적 충돌까지 빚었다”고 지적했다.
경주=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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