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오만에 이어 아랍에미리트(UAE)도 국영석유회사를 기업공개(IPO)하기로 했다. 2년 넘게 지속된 저유가로 정부 곳간의 ‘오일달러’가 쪼그라들자 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것이다.

UAE 최대 국영석유회사인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는 10일(현지시간) 일부 서비스사업 지분을 자국 주식시장에 직접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DNOC 주식을 상장하는 방식이 아니라 소매 서비스사업을 떼어내 연내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사업부를 얼마나 팔지는 밝히지 않았다.

UAE는 IPO를 계기로 카타르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낮추고 석유 중심 경제구조를 탈피하기 위한 에너지 다각화에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ADNOC는 엑슨모빌 로열더치셸 등 글로벌 석유회사와 정유, 유통, 석유화학 관련 협업을 확대하길 희망한다고도 했다.

미국 셰일석유 등장으로 2014년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던 국제 유가는 50달러 밑으로 곤두박질쳤다. 중동 산유국 중심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재정수입은 크게 줄었고, 핵심 시장인 아시아에서의 점유율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중동 산유국이 앞다퉈 국영석유회사 IPO로 자금 마련에 나선 까닭이다. OPEC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는 내년 미국 증시 상장을 목표로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IPO를 준비하고 있다. 사우디는 역대 최대 규모의 IPO를 통해 1조~2조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다.

아민 나세르 아람코 CEO는 이날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세계석유회의에서 “내년 아람코 IPO 계획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몇 년간 원유 시장 내 투자 부족이 지속되면 공급량이 감소로 돌아서는 변곡점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