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조3천억원으로 사상 최대…여름 휴가철 맞아 확대될 듯

우리나라의 관광수지 적자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8일 한국은행 국제수지에 따르면 지난 5월 외국인이 국내에서 쓴 금액인 일반여행 수입은 9억1천820만 달러이고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여행이나 출장에서 결제한 일반여행 지급은 20억9천710만 달러다.

일반여행 수입에서 일반여행 지급을 뺀 이른바 '관광수지'는 11억7천890만 달러로 집계됐다.

5월 원/달러 평균(종가기준) 환율 1,124.65원으로 환산하면 약 1조3천258억원이나 된다.

관광수지는 서비수무역의 여행수지에서 유학과 연수를 제외한 개념이다.

우리나라는 2014년 12월부터 관광수지에서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지난 5월 적자 규모는 사상 최대치로 파악됐다.

종전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인 2015년 7월(11억2천600만 달러)이 가장 많았다.

관광수지 적자는 3월부터 석 달 연속 10억 달러를 넘었다.

올해 5월 관광수지 적자가 늘어난 데는 해외여행 열기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둘러싼 중국의 경제 보복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관광공사 통계를 보면 지난 5월 해외로 나간 국민은 200만3천834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0% 늘었다.

석가탄신일(5월 3일), 어린이날(5월 5일)을 활용한 '징검다리 연휴'에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외국을 찾은 관광객이 많았다.

반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은 지난 5월 97만7천889명으로 작년 동기대비 34.5% 감소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1년 전보다 64.1%나 줄어든 70만5천844명에 그쳤고 일본인 관광객도 17만8천735명으로 10.8% 줄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는 중국이 사드 문제를 이유로 한국행 관광에 제한 조처를 한 점이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을 찾은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등의 관광객도 줄었다.

이에 따라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서 여행으로 쓴 돈이 대폭 축소됐다.

5월 일반여행 수입(9억1천820만 달러)은 작년 동기(17억1천140만 달러)보다 46.3% 줄었고 2015년 7월(8억1천610만 달러) 이후 22개월 만에 최소를 기록했다.

앞으로 관광수지 적자 규모는 더 커질 우려가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해결되기 쉽지 않고 여름 휴가철에 해외여행 열기가 더 뜨거워질 공산이 크다.

독일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일 베를린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지만 사드와 관련된 이견은 여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