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 자전거 판매 '뚝'…업계 "봄철 성수기 사라졌다"
올 들어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면서 자전거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기업 삼천리자전거는 올해 1분기 매출이 30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10억원 감소했다. 2위 기업 알톤스포츠도 올해 1분기 매출이 10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4억원 줄었다. 업계에서는 올해 1~5월에 팔린 자전거는 약 70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0만 대에 비해 30% 줄어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자전거 판매는 봄이 가장 성수기인데 미세먼지가 지난 5월까지 극성이었고 이후로도 대통령선거 등이 이어지면서 2분기에도 판매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2010년 이후 꾸준히 성장해온 삼천리자전거도 극심한 매출 부진을 겪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도 떨어진 자전거 판매량을 반등시킬 만한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소비자들로부터 관심을 끌 만한 신제품 출시가 봄 성수기를 앞둔 1분기에 몰려 있었기 때문이다. 대리점에 쌓여가는 자전거 재고 처리도 문제다. 알톤스포츠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올해 못지않게 심각한 미세먼지 문제로 대리점에 재고 물량이 제법 쌓였다”고 토로했다.

자전거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50만~60만원대 중급 제품 시장 점유율의 상당 부분을 해외 경쟁사가 가져간 점도 토종 자전거 업체들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국내 자전거업계는 전기자전거가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 3월부터는 중량, 속도제한 등 규정에 맞는 전기자전거는 합법적으로 자전거도로를 달릴 수 있게 된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