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증산 땐 공급량 8% 늘어…미국·호주 경쟁으로 가격 하락 전망
거래 방식·협상서 유리한 고지

구매자가 운반까지 책임지면 국내 조선·해운사도 호재
한국가스공사(43,500 -0.46%), SK E&S, GS EPS 등 국내 LNG(액화천연가스)업계가 국내외에서 호재를 맞고 있다. 아랍 주요국과 외교 갈등을 겪고 있는 카타르는 대대적인 천연가스 증산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러시아 이란 등 천연가스 수출국들이 잇따라 증산 경쟁을 벌이면서 천연가스 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산 셰일가스 도입 확대 등으로 ‘수입국 다변화’를 꾀하고 있는 국내 LNG업계는 천연가스 생산국과의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게 됐다.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탈석탄’ 에너지 정책도 경영에 도움이 되는 요인이다.
천연가스 증산 경쟁…미국 셰일가스 수입 확대…호재 많은 LNG업계, 가격협상서 어깨 힘준다

◆‘아시아 디스카운트’ 줄어든다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인 카타르페트롤리엄은 지난 4일 7700만t인 천연가스 생산량을 2024년까지 30% 증가한 1억t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뉴욕타임스는 “카타르의 증산이 계획대로 이뤄지면 세계 LNG 공급량이 8% 정도 늘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타르에 앞서 호주와 미국이 주도적으로 증산 경쟁을 벌이면서 공급 증가폭이 수요 증가량을 훨씬 앞서는 상황이다. 아시아의 천연가스 값은 2014년의 절반 수준이 됐고 올 들어서만 30% 가까이 떨어졌다.

카타르가 중동에서 고립되고 있는 정치적 상황도 아시아 지역에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동 7개국이 카타르에 단교를 선언하면서 카타르 LNG선이 이집트 수에즈운하를 통과할 수 있을지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운하를 통과하지 못하면 카타르는 유럽 지역으로 LNG를 수출할 수 없게 된다. 유럽 수출길이 막히면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시장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 카타르의 고립은 장기적으로 LNG 거래 시장을 ‘구매자가 우위를 차지하는 시장’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LNG·조선·해운업계 ‘호재’

LNG 도입 패턴, 운송 계약 등도 한국에 유리하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LNG업계는 연간 수요 계획에 따라 도입 물량을 좀 더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천연가스 수요가 많은 동절기에는 도입 물량을 늘리고, 수요가 떨어지는 하절기에는 물량을 줄이는 식이다. 판매 국가는 1년 내내 동일한 물량을 도입하는 것을 선호한다.

구매자가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면 LNG 운반까지 구매자가 책임지는 FOB 계약도 늘어난다. 국내 LNG선 건조 수주가 늘어날 가능성도 높아진다. 조선·해운업계에는 호재다.

미국산 셰일가스를 도입할 때 FOB 계약을 맺은 가스공사는 2015년 대우조선해양에 4척, 삼성중공업에 2척 등 총 6척의 신규 선박을 발주했다. 선박 운영은 대한해운, SK해운, 현대LNG해운 등 국내 3개 해운사가 전담한다. 최근 도입한 카타르산 LNG는 FOB 계약은 한 건인 반면 판매자가 운송까지 책임지는 DES 계약은 두 건이었다.

단기계약과 현물시장 거래량을 늘려 경제성도 확보할 수 있다. 지금은 장기계약이 90% 이상이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기회를 통해 LNG 단기계약 등 유연한 거래방식을 활성화하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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