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수주 소식이 잇따르고 있지만 조선기자재업체의 상황은 더욱 나빠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조선사의 수주가 납품 회사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부산상공회의소는 지역 제조업체 18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3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조사 결과 경기전망지수(BSI)가 84를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BSI가 100 미만이면 경기 회복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에 주목할 부분은 업종별 BSI다.

자동차부품(84)이나 금속(71) 부문의 전망 역시 밝지 않았지만 조선기자재업종의 BSI는 사상 최악인 37을 기록했다.

조선기자재업 BSI는 2015년 3분기 85에서 지난해 3분기 58로 떨어졌다.

올해 2분기까지만 하더라도 58을 유지했다.

대형 조선사의 수주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납품업체가 업황을 더욱 어둡게 전망하는 이유는 지난해 국내 조선사가 수주한 선박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조선사의 선박 수주가 조선기자재업체에 영향을 미치려면 통상 1∼1.5년이 걸린다.

최근 수주 물량은 내년에야 조선기자재업체에 낙수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한국은행이 최근 조사한 조선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역시 50으로 기준치의 절반에 그쳤다.

BNK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달 28일 내놓은 '조선산업 동향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서 최근 조선업의 부분적인 업황 회복은 대기업에 국한된 것으로 소형 조선사와 조선기자재업의 부진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산상의는 소형 조선사와 조선기자재업체가 유동성 위기를 겪지 않도록 자금 지원과 공공선박 확대 등 단기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부산연합뉴스) 박창수 기자 p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