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에 함께 몸담았던 현대상선과 롯데글로벌로지스가 광고 분쟁을 벌이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상선은 롯데글로벌로지스에 현대그룹 시절부터 진행해온 광고 계약을 해지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이미 맺은 계약을 철회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두 회사 간 갈등은 한때 같은 그룹에 속한 회사가 분리되면서 시작됐다. 현대그룹 주력 계열사였던 현대상선은 지난해 7월 출자전환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대주주 지분 감자로 현대그룹에서 계열분리됐다. 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각된 물류회사 현대로지스틱스는 지난해 12월 롯데그룹에 인수돼 롯데글로벌로지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현대상선은 현대로지스틱스의 차량 외부에 수십억원을 들여 광고를 해왔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현대그룹에서 분리되며 광고를 유지해야 할 명분이 사라졌다. 현대상선은 롯데글로벌로지스와의 거래 물량도 줄이고 있다. 현대상선 측은 “롯데그룹으로 넘어간 회사 탑차에 현대상선 광고를 더 이상 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전사적으로 비용 절감에 나선 상황에서 효과가 미미한 광고를 이어가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계약 기간이 남아 있어 당장 이를 해지할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