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지난달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현대차의 첫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코나를 소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지난달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현대차의 첫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코나를 소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은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그룹 대표 기업인 현대차의 연구개발(R&D) 투자액은 사상 최대인 2조3522억원을 기록했다. 2조1724억원을 투입한 2015년보다 1800억원 늘었다. 매출 대비 R&D 비중 역시 2015년 2.4%에서 지난해 2.5%까지 상승했다. 올해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차의 R&D 투자액은 창립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14년에는 창립 이후 처음으로 2조원대를 돌파했으며, 2% 초반에 머물렀던 매출 대비 R&D 비용 비중도 2% 중반까지 끌어올렸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대내외 불확실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내실을 강화하고 책임경영을 확대해야 한다”며 “어려운 여건에서도 R&D 투자 확대 및 핵심 미래 기술 내재화를 통해 상품 경쟁력의 획기적 강화를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이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이유는 미래 자동차 사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미래 자동차 사업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차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CES 기간에는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를 직접 운전하는 동영상을 배경 삼아 무대에 등장했을 정도다. 정 부회장은 2020년까지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하고, 2030년 무인차 개발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사물인터넷(IoT) 자동차’로 불리는 커넥티드카 개발도 직접 챙기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시스코와 손잡고 커넥티드카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차량 네트워크 공동 개발에 나섰다. 독자적 차량용 운영체제(OS)도 개발 중이다. 빅데이터 센터를 구축해 커넥티드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6월엔 중국 최대 인터넷서비스업체인 바이두와 손잡고 커넥티드카 공동 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이를 통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미래 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까지 커넥티드카를 개발해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이와 함께 경쟁력 있는 친환경 기술 개발 등을 통해 2020년까지 수소연료전기차(FCEV) 등 28종 이상의 친환경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로 ‘투싼ix’ 수소차 양산에 성공했다. 한 번 충전에 400㎞ 넘게 달릴 수 있다. 현대차는 내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시점에 맞춰 수소차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형태의 차세대 수소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첨단운전자보조장치시스템(ADAS) 등 현대차의 최신 기술을 대거 적용할 예정이다. 1회 충전에 주행거리 600㎞대를 목표로 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은 6000만원대(보조금 포함 실구매가 3000만원대)가 될 전망이다.

품질을 높인 SUV 라인업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소형 SUV 코나를, 기아차는 스토닉을 선보였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