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신형 그랜저(IG·좌측)와 한국GM 신형 크루즈(우측) / 사진=각사
현대자동차 신형 그랜저(IG·좌측)와 한국GM 신형 크루즈(우측) / 사진=각사
현대자동차 신형 그랜저(IG)와 한국GM 신형 크루즈가 올 상반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신형 그랜저가 7개월 연속 1만대(신·구형 합계)를 돌파한 반면 신형 크루즈는 가격과 품질 논란 등에 발목을 잡혔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신형 그랜저는 지난달 내수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97.5% 증가한 1만2665대를 기록했다.

지난 12월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 이후 7개월째 1만대를 넘어서는 등 내수 시장에서 판매 돌풍을 일으키는 모습이다. 누적 기준으로는 상반기 7만2666대의 판매고를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보다 140.7% 급증세를 나타냈다.

5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로 돌아온 신형 그랜저는 신차 효과를 톡톡히 보면서 준대형 세단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 현대차 최초로 적용된 지능형 안전 기술 ‘현대 스마트 센스’와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EPB) 등 첨단 안전·편의사양이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이와 달리 한국GM이 공을 들인 신형 크루즈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거뒀다. 신형 크루즈는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전년 동기보다 54.2% 증가한 1434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 보면 6494대가 팔려나가 전년 동기 대비 18.7% 증가했다. 그러나 9년 만에 풀체인지를 거친 것에 비하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는 평가다.

한국GM이 경쟁자로 지목한 현대차 아반떼는 상반기 4만2004대가 팔려나갔다. 신형 크루즈 공개 행사 당시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이 “신형 크루즈가 아반떼를 이길 수 있다”고 강조한 말이 무색할 정도로 신차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이러한 부진은 연초 시장에 나온 뒤 겪은 초기 품질 문제와 생산 중단, 가격 논란 등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GM은 출고가를 최대 200만원 낮추고 초저금리 할부를 시행하는 등 공격적 마케팅 활동을 벌인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는 상반기 성적표에 따라 판매 전략을 재검토할 것”이라며 “한국GM이 어떤 카드를 꺼내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