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이 30일 파업 체제로 전환했다. 한국GM 노조는 파업권을 확보하기 위해 이날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현대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노조도 6~9%의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노동계가 투쟁 수위를 높여가는 가운데 현대차·기아차·한국GM이 소속된 전국금속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자동차업계 파업이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아차 노조는 이날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파업을 추진한다는 의미의 ‘쟁의 발생’을 결의하고 쟁의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기아차 노조는 다음주 중노위에 쟁의조정 신청을 내고 조합원 총회(찬반 투표)를 거쳐 파업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중노위의 ‘조정 중지’ 결정과 조합원 과반수 찬성이 있으면 절차적 파업 요건을 갖추게 된다.

기아차 노조는 회사 측이 제시한 통상임금 확대안에 만족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통상임금은 연장근로수당의 기준이 되는 임금이다. 기아차 노조는 통상임금에 상여금을 포함해 전체 임금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회사 측은 상여금을 포함하되 임금체계 개편을 통해 총액임금은 현행과 비슷하게 유지하자고 제안했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해 23차례 파업을 벌였고 이로 인해 10만7000여 대 생산 차질을 빚었다.

한국GM 노조는 이날 쟁의조정을 신청한 데 이어 오는 6~7일 조합원 찬반 투표를 한다. 노조는 기본급(월급) 15만4883원(7.2%) 인상, 성과급으로 통상임금의 500%(약 2000만원) 지급, 정년 61세까지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최근 3년간 누적 적자가 거의 2조원에 달한다”며 “회사는 어려운 여건에도 최선을 다해 교섭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는 기아차 노조처럼 통상임금 확대를 주요 요구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르노삼성 노조는 기본급 15만4200원(9.8%) 인상, 성과급 200%+400만원 등을 내세웠다. 쌍용차 노조는 기본급 11만8000원(6.3%) 인상과 우리사주 지급 등을 요구안에 담았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