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올해 고효율 가전 구입해도 환급 혜택 없다
고효율 가전제품 환급 정책이 올 여름엔 시행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여름 처음 실시되면서 가전사, 양판업계, 소비자들에게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냈던 만큼 아쉽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올해엔 에너지 효율 1등급 가전제품 환급정책을 실시하지 않는다"며 "작년에 한시적으로 시행했던 정책이어서 담당자도 없다"고 설명했다.

작년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에 친환경 제품 소비촉진을 포함시키면서 고효율 가전 환급정책을 내놨다. 시행시기는 작년 7월1일부터였다. 그러나 올해는 환급 정책을 시행할 여건이 조성되지 않고 있다.

새 정부는 추경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득주도형 성장을 이룬다는 계획이지만, 현재 추경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아 친환경 제품 소비 촉진에 대한 계획을 기대할 수 없는 분위기다.

작년의 경우 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을 통해 고효율 가전환급 계획이 발표됐지만, 올해는 문재인 정부의 추경 예산안이 지연되면서 '하반기 경제정책' 추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작년 친환경 제품 소비촉진 추경 투입…올해 예산편성 없어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경기부양을 위해 추경 10조원을 투입했다. 친환경에 중점을 둔 대대적인 소비와 투자 촉진을 위해 에너지 효율 향상 투자사업인 '가전제품 환급정책'도 지원키로 했다.

당시 추경에서 이에 대한 예산지원이 여의치 않자 한국전력이 약 1400억원의 재원을 책임졌다. 이 과정에서 ‘주주 가치 침해’ 논란이 일었지만, 결과적으로 가전 제품 판매가 늘면서 제조사, 양판업계, 소비자 모두가 만족하는 윈윈(win-win) 사례가 됐다.

산업부는 지난해 7∼9월 에너지 소비 효율 1등급 가전제품 구입시 구입가의 10%(최대 20만원)를 환급해주는 환급 정책을 펼쳤다. 환급 해당 제품은 에어컨, 40인치 이하 TV, 일반·김치 냉장고, 공기청정기 등이었다. 이 정책은 환급 신청 시스템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고, 소기의 목적인 친환경 제품 소비 활성화를 달성했다는 평을 받았다.
산업부는 지난해 7월∼9월 에너지 소비 효율 1등급 가전제품 구입시 구입가의 10%(최대 20만원)를 환급해주는 환급 정책을 펼쳤다. 환급 해당 제품은 에어컨, 40인치 이하 TV, 일반·김치 냉장고, 공기청정기 등이었다.
산업부는 지난해 7월∼9월 에너지 소비 효율 1등급 가전제품 구입시 구입가의 10%(최대 20만원)를 환급해주는 환급 정책을 펼쳤다. 환급 해당 제품은 에어컨, 40인치 이하 TV, 일반·김치 냉장고, 공기청정기 등이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작년 고효율 가전제품 환급 정책은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를 크게 자극하면서 소비가 활성화된 측면이 있었다"며 "제조사나 양판업계는 많이 팔아서, 소비자들은 싸게 사서 좋은 소비 진작을 위한 제도였다"고 설명했다.

환급 정책 기간동안 가전양판업계는 다양한 마케팅과 이벤트를 펼쳐 판매량을 최대로 끌어올렸다. 이는 실제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한시적 정책이었지만 환급 기대한 소비자들 '실망'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주요 가전 양판업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오프라인은 6.4%, 온라인은 20.3% 증가하면서 총 10.8% 늘었다. 폭염으로 인해 에어컨 매출이 증가한 점도 무시할 수 없지만 업계에선 환급 정책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올 여름 가전 환급제가 실시되지 않는다는 소식에 가전 양판업계와 소비자들은 적잖게 실망한 모습이다. 한시적으로 시행되는 환급 정책이었지만 업계와 소비자들은 올해도 당연히 이어질 것으로 받아들인 눈치다.

가전양판업체 관계자는 "환급제도가 한시적인 건 알고 있지만, 막상 안한다고 하니 아쉬운 게 사실"이라며 "올해 에어컨 판매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데, 환급제도까지 시행됐다면 많은 소비자들이 혜택도 받고 판매도 늘어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판업계보다 더 아쉬운 쪽은 소비자다. 최근 환급을 기대하고 가전 양판점을 찾았다가 발걸음을 돌린 사례도 적다. 주부 김명선 씨(43)는 "작년에 1등급 냉장고를 사려다 못사서 올해 사려고 했는데 환급을 안해준다는 말에 실망스러웠다"며 "정부가 매년 이맘때 실시하는 정책인줄 알았는데 환급 안되는 지금 사려니 쉽게 지갑이 열리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