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로저스가 투자한 AI자산관리 선두주자 파운트
인공지능(AI)의 위력은 지난해 알파고가 세계 최고 바둑기사 이세돌을 꺾으면서 증명됐다. 이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AI를 금융의 다양한 분야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투자자문과 자산관리 등에 AI를 활용하는 것. 현재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는 수십 개로 불어난 상태다.

파운트는 국내 대표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하나다. 서울대 경제학과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을 나온 김영빈 대표(34·사진)가 2015년 설립했다. 파운트는 짧은 기간에도 뚜렷한 성과를 내면서 주목받고 있다.

짐 로저스가 투자한 AI자산관리 선두주자 파운트
금융위원회와 코스콤이 지난해 9월부터 올 4월까지 7개월간 진행한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 베드’가 그 무대. 파운트의 기술을 장착한 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이 중위험 포트폴리오 부문에서 각각 은행권 1위와 3위의 수익률을 올렸다. 누적 수익률로 기업은행은 3.58%, 우리은행은 3.21%를 올렸다.

이를 바탕으로 파운트는 기업은행에선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운용자문을 하고 있고, 우리은행이 지난달 29일 출시한 자산관리 서비스 ‘우리 로보-알파’ 개발에도 핵심 역할을 했다.

파운트는 창업 초기 세계적 투자자 짐 로저스로부터 투자를 받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후 KT, 한국투자금융, 우리은행, 기업은행, 신한금융 등으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고 투자를 유치했다. 김 대표는 “각종 지수, 주식·채권가격, 석유·금값 등의 추이와 상호 관계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이를 통해 안정적으로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올린 것이 큰 점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대한 지표들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것은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미 미국에선 350조원의 자산이 로보어드바이저로 운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파운트는 AI를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신문기사, 인터넷 검색어 등 텍스트 데이터를 분석해 투자에 적용하는 기술이다. 최근엔 AI 기술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자회사 ‘파운트AI’를 설립했고, 수출입은행의 인공지능 여신부도 예측 시스템 개발에도 참여 중이다.

앞으로는 은행 등 기존 금융회사를 통하지 않고 금융 소비자에게 직접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금융 투자를 보조하는 서비스가 미흡했기 때문에 대부분 투자자들이 부동산에 자금을 ‘몰빵’했다고 생각한다”며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관리 서비스가 대중화되면 자산의 쏠림 현상도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