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싱크탱크인 FROM 100과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주최한 ‘4차 산업혁명과 국가 연구개발(R&D) 전략’ 토론회에서는 국가 R&D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누구나 국가 R&D 정보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기영 순천대 생물학과 교수는 “4차 산업이 민간 기업을 중심으로 활성화되기 위해선 대기업처럼 자체 R&D 여력이 있는 곳보다는 중소기업, 벤처기업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며 “국민은 국가가 재정을 투입한 R&D 성과를 공유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또 “국가는 R&D 기술이 필요한 사람이나 기업에 적극적으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 중 하나로 국가 R&D 정보포털인 ‘엔티스(NTIS)’를 꼽았다. 2008년 도입된 엔티스는 국가 예산이 들어가는 모든 R&D 정보를 올리는 사이트다.

데이터 관리 등에서 우수하다는 평가가 있지만 공급자 위주의 정보 제공이라는 한계를 지적받아 왔다.

박재훈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는 “현장 연구자들은 엔티스를 서비스라는 개념보다 규제로 느끼고 있다”며 “제도 취지와 달리 정부 과제를 수행한 결과에 때맞춰 올려놓는 압박 수단으로 바뀐 셈”이라고 말했다.

국가가 체계적으로 데이터 등을 정비하고 전체 산업 구조 방향을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장혁재 연세대 의대 심장내과 교수는 “기록과 정보는 점점 쌓이는데 양질의 데이터는 부족하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엔 혁신적인 빅데이터 기술이 있어도 양질의 데이터가 없으면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양질의 데이터로 정비하는 건 개인 연구자나 개별 회사가 할 수 없기 때문에 국가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 엔티스

2008년 도입된 세계 최초의 국가 R&D 정보 포털이다. 국가연구개발 사업에 대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국가 R&D 사업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일반인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만들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