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와 아마존의 경쟁이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21일 월 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월마트는 일부 기술 서비스 업체들에 사업관계를 유지하려면 아마존 웹 서비스(AWS)를 기반으로 한 앱을 운영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의 급성장을 불편하게 바라보고 있는 월마트는 대부분의 데이터를 자체 서버에 저장하고 있고 AWS의 경쟁 상대인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를 활용하고 있다.

애저는 이 부문의 시장 점유율 기준으로 AWS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월마트의 대변인은 자사 플랫폼에서 AWS를 기반으로 한 일부 기술 서비스 업체들의 클라우드 앱이 사용되고 있어 이들에게 대안을 모색하도록 요구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런 사례는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아마존 대변인은 월마트 측이 기술 업체들에 "횡포를 부리고 있다"면서 "이런 술책은 사업과 고객 모두에 좋지 못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월마트 외에 다른 대형 유통업체들도 기술 서비스 업체들에 AWS와 단절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우리에게 애저를 선택할 것을 특별히 주문한 유통업체들이 있다"고 말했다.

월마트가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에서 아마존을 견제하는 것은 아마존이 서서히 오프라인 유통사업에 진출하면서 월마트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지난주 아마존은 미국의 최대 유기농 식품 체인인 홀푸드를 137억 달러에 사들이면서 식료품 유통업계에 충격파를 던졌다.

식료품 유통은 월마트의 주력 사업 가운데 하나다.

월마트가 AWS를 목표물로 삼은 것은 아마존에 대한 재정적 기여도가 큰 때문이다.

아마존의 글로벌 유통 사업은 박한 마진으로 압박을 받고 있지만 AWS 사업은 상당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AWS의 1분기 매출은 36억6천만 달러로, 이는 아마존의 전체 매출에서 10%의 비중을 차지할 뿐이다.

하지만 올해 1분기의 순익은 8억9천만 달러로, 회사 전체의 순익 가운데 89%를 담당하고 있다.

리서치 회사인 가트너의 로버트 헤투 애널리스트는 월마트의 견제가 비록 AWS의 성장에 제동을 걸 수는 없겠지만 애저 같은 AWS의 경쟁자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논평했다.

알파벳 측은 클라우드 서비스 점유율 3위인 구글 클라우드가 월마트와 아마존의 다툼으로 혜택을 보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답변을 피했다.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js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