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전희성 기자 lenny80@hankyung.com
일러스트=전희성 기자 lenny80@hankyung.com
DGB금융지주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높은 시장 지배력을 갖춘 대구은행 등을 자회사(지분율 100%)로 두고 있다. 양호한 재무 건전성과 뛰어난 위험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은행권 최고 수준의 수익을 내고 있다. 올해 DGB금융지주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주요 시중·지방은행들의 ROE 평균치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경북에서 높은 시장 지배력

[Cover Story - DGB금융그룹] 지역 밀착영업으로 내실 성장…보험·캐피탈 등 자회사 수익도 '든든'
DGB금융지주의 가장 큰 강점은 대구·경북 지역에서의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이다. 수신과 중소기업 대출분야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자회사 대구은행은 대구 지역 수신 및 여신분야 시장점유율(지난 1월 말 기준)이 각각 47.3%와 30.6%에 달한다. 경북 지역 수신 및 여신 시장점유율은 각각 21.1%, 20.6%다. 대구·경북 지역에서의 통합 시장점유율은 각각 37.0%와 27.0%다.

DGB금융지주는 이 같은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성과 재무구조를 보이고 있다. 2014년 유상증자 이후 자본 적정성이 크게 개선됐다. 올 1분기 말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및 보통주자본비율은 각각 12.8%와 10.3%다. 2019년 보통주자본비율 준수 기준(7.0%)을 크게 웃돌고 있다. 안정적 재무구조는 실적 성장과 주가 상승에 긍정적 요인이다. DGB금융지주는 중장기적으로 배당성향(총배당금/순이익·지난해 17.6%)을 20% 이상으로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올 1분기 말 기준 대구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2.21%다. 최근 수년간 개선세를 지속하고 있다. 통상 시중은행의 NIM이 1.5% 안팎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구은행의 NIM은 높은 수준이다. 대구은행의 NIM이 높은 이유는 △높은 저원가성 예금 △시중금리 변동에 따른 높은 대출금리 민감도 △중소기업 대출 위주의 사업구조 때문이다.

DGB금융지주는 위험 관리 능력도 뛰어나다. 대구은행은 중소기업 대출 위주의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음에도 대손비용은 비교적 적다. 대구은행의 대손비용은 2015년 0.6%, 지난해 0.53%, 올 1분기 0.54%다. 대손비용이 낮다는 것은 대출 연체율 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의미다. 대구은행의 전체 여신 대비 부실채권(NPL) 비율은 1.09%다. 작년 1분기 말(1.28%)보다 0.19%포인트 줄어들었다. 상각 및 매각 전 NPL 비율도 1.36%에 불과해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은행권 최고 수익성

DGB금융지주는 국내 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DGB금융지주의 올해 순이익과 ROE 추정치는 각각 3322억원과 8.8%다. 주요 시중·지방은행의 ROE 추정 평균치(8.2%)를 웃돈다. DGB금융지주는 시중금리 변동에 따른 이익 민감도가 다른 은행들보다 높다. 올 하반기부터 국내 시중금리가 완만한 상승세를 타면 DGB금융지주의 이익도 빠른 속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DGB금융지주의 1분기 순이익은 909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66.4% 증가했다. 대출 부문 성장과 NIM 개선으로 이자 이익이 늘어난 덕분이다. 비이자 이익은 시장 예상보다 적게 나오긴 했지만 양호한 수준으로 판단된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생명보험 캐피털 자산운용 등 비은행 자회사의 이익 증가에 따른 ROE 개선도 기대된다. DGB금융지주는 대구은행 외에도 DGB생명 DGB캐피탈 DGB자산운용 등을 주요 자회사로 두고 있다.

총자산이 5조7000억원인 DGB생명은 전국에 46개 지점을 갖고 있다. DGB캐피탈은 자동차·소매금융 분야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계 캐피털사의 강점인 효율적인 비용 조달을 통해 높은 수준의 이익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DGB금융지주는 BNK금융지주 JB금융지주 등 경쟁사보다 자산 성장 속도가 느린 편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지난달 DGB금융지주에 대한 목표 주가도 기존 1만4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높여 잡았다.

올해 예상 주당순자산가치(BPS) 평균 2만3458원에 목표 주가순자산비율(PBR) 0.65배(지속가능 ROE 8.8%)를 적용해 산출한 목표주가다. 1분기에 예상보다 비이자이익이 부진했지만 일회성 요인을 감안하면 양호한 수준이었다. 선제적으로 대손비용과 판관비 부문에서 선제적인 비용 인식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NIM 개선 속도가 다른 은행들 대비 빠른 것도 돋보여 올해 수익 예상을 2.7% 상향 조정했다.

시중은행의 주가 상승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NIM 상승에 따른 이익 개선, 실적의 안정성을 두루 감안하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박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 jinhyoeng.park@yuanta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