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업계가 일본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에서 수입자동차 판매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포드에 이어 피아트크라이슬러도 일본 시장을 떠나기로 했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피아트크라이슬러는 내년 일본 시장에서 크라이슬러 브랜드를 철수키로 결정했다. 작년 일본에서 크라이슬러 브랜드 차량 판매량이 300대에도 못 미쳤기 때문이다. 이는 1996년 절정기 판매량(1만7400대)의 6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일본 소비자의 외면으로 크라이슬러는 2008년 이후 단계적으로 판매 차종을 줄여왔다. 이달부터는 세단 ‘300S’만 취급하고 있다. 내년부터 일본 75개 지점에서 크라이슬러 간판을 내리고 지프 브랜드만 판매할 방침이다.

크라이슬러가 고전하는 이유가 일본 시장의 폐쇄성 탓이라기보다 미국 차의 경쟁력 약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최근 벤츠와 BMW 등 독일 자동차의 기업을 필두로 일본 시장에서 수입차 선전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일본 자동차수입조합(JAIA)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브랜드 차량 판매 대수는 29만여 대로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벤츠(6만7495대), BMW(5만828대), 폭스바겐(4만7726대), 아우디(2만8718대), BMW미니(2만4917대) 등 독일 차 브랜드 활약이 눈에 띈다.

반면 포드는 지난해 일본 시장에서 철수했다. 제너럴모터스(GM) 대표 모델인 쉐보레(593대)와 캐딜락(585대) 판매도 미미한 수준이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