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데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높아지면서 대출금리 상승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오르지는 않겠지만 점진적인 상승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3년 이상 대출이 필요하다면 변동금리 대신 고정금리 상품을 고르거나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리상승기…대출기간 3년 넘으면 고정금리 유리"
3년 넘으면 ‘고정금리’ 필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중금리에 반영돼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금리가 오른다고 무조건 고정금리 상품이 유리한 것은 아니라고 귀띔했다. 통상 기준금리는 1년에 한두 차례(0.25~0.5%포인트) 오르는 수준이어서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돈을 빌리는 기간을 고려해 변동금리와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는 조언이다. 3년 이내 빌린 돈을 갚을 여력이 된다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변동금리가 유리하다. 고정금리는 은행이 향후 금리변동에 따른 위험부담 비용을 반영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변동금리보다 높다. 신한·우리·국민·KEB하나 등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0.3~0.4%포인트가량 높다.

특히 최근 장기물 금리가 높아지면서 고정금리가 올라 변동금리와 격차도 벌어져 있다. 반면 변동금리에 적용하는 코픽스(COFIX) 금리는 올 들어 꾸준히 하락하면서 1월 1.5%에서 4월 1.46%까지 0.04%포인트 낮아졌다.

따라서 1~2년 안에 갚을 사람이면 코픽스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를 적용받는 변동금리 대출이 유리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금리가 올라 대출금리에 반영되기까지 6개월 정도 걸린다”며 “코픽스 금리가 0.2%포인트씩 두 번 올라 대출금리에 반영되기까지 1년 넘게 걸릴 텐데 3년 이내엔 변동금리의 평균 이자비용이 더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고정금리 갈아타기’ 서둘러야

시중은행이 취급하는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은 5년 고정금리를 적용받은 뒤 변동금리로 바뀌는 혼합형 상품이 일반적이다. 고정금리 지표로 활용하는 금융채 5년물 금리는 국고채 시장 움직임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따라서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탈 것을 염두에 둔다면 시기를 앞당길수록 이자비용이 줄어든다는 게 전문가 조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변동금리를 쓰다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경우 은행들이 조기상환수수료를 면제해준다”며 “이미 금리가 오른 뒤 고정금리로 갈아타면 이자 부담만 늘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시중금리 인상폭이 크지 않더라도 대출을 받고 있는 저소득층, 서민층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중은행과 달리 상호저축은행 등 2금융권 대출 금리는 시중은행보다 변동폭이 더 클 수 있어서다. 부동산 구입이 예정된 실수요자라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상담창구를 노크하기 전 정부가 운영하는 정책모기지 상품의 자격 요건이 되는지부터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주택금융공사가 운영하는 디딤돌대출, 보금자리론, 적격대출 등은 장기간 고정금리로 대출이 가능한 상품인 데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낮게 적용받을 수 있어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조언이다. 다만 정책모기지 상품은 상대적으로 낮은 고정금리를 적용받는 대신 분할상환 조건이 있어 상환 여력도 같이 고민해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