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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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상품인 타깃데이트펀드(TDF·target date fund)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지난해 4월 첫 출시 이후 지난달 말까지 1년1개월 만에 전체 TDF 설정액이 2200억원을 넘어섰다. TDF에 뭉칫돈이 들어오면서 시장 선점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TDF 상품을 운용 중인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외에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TDF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1년여 만에 설정액 2200억원 돌파

[펀드 투자] 은퇴시점 맞춰 생애주기별 자산 배분…TDF 시장 판 커진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점을 고려해 생애주기별로 자산을 배분해주는 펀드다. 가입자가 스스로 포트폴리오를 짜야 하던 기존 연금상품과 달리 은퇴 시점을 정해주면 자동 자산배분 프로그램이 스스로 자산별 비중을 조정한다.

청년기에는 성장주와 고수익 채권 등에 자산을 집중해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은퇴 시기가 가까워지면 배당주와 국·공채 비중을 높여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식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1300조원 이상이 판매됐을 정도로 대중적인 상품이다.

각 자산운용사 펀드명에는 2015, 2020, 2025, 2030, 2035, 2040, 2045 같은 숫자가 붙어 있다. 은퇴 예상 시기를 의미하는 숫자다. 예를 들어 가입자가 은퇴까지 10여 년을 앞둔 50대 직장인이라면 펀드명에 2030이 들어 있는 TDF에 가입하면 된다. 보통은 태어난 연도에 60을 더하면 간편하다. 실제 은퇴 시점과 상관없이 펀드를 선택할 수도 있다.

국내 3개 자산운용사가 TDF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4월 미국 캐피털그룹과 손잡고 ‘삼성 한국형 TDF’를 출시했다. 은퇴 시점에 따라 7개 펀드를 내놨다. 각각의 펀드는 캐피털그룹이 운용하는 12개 펀드에 재간접 형태로 분산투자한다. 삼성 한국형 TDF는 출시 1년여 만에 13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모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미국 티로프라이스와 손잡고 지난 3월 ‘한국투자TDF알아서펀드’를 내놨다. 삼성자산운용 TDF가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반면 한국투자신탁운용 TDF는 펀드 자산의 10~20%가량을 한국 주식과 채권에 투자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2011년 출시했던 TDF 상품을 재정비해 지난 3월 출시했다. 기존에는 상품 종류가 2개에 불과했지만 은퇴 시점이 다른 3개 펀드를 추가로 설정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해외 운용사와 제휴하지 않고 자체 역량으로 펀드를 운용한다.
[펀드 투자] 은퇴시점 맞춰 생애주기별 자산 배분…TDF 시장 판 커진다
◆KB·신한·한화 시장 ‘출사표’

KB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도 TDF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세계 TDF 1위 운용사인 뱅가드와 손잡고 이르면 다음달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뱅가드는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투자를 활용해 미국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여왔다. KB자산운용이 내놓는 TDF도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활용한 자산배분전략에 집중하는 펀드가 될 전망이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BNP파리바은행 계열사인 멀티에셋솔루션(MAS)과 협력해 다음달께 TDF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MAS와 협력하지만 운용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직접 한다. MAS가 글로벌 전략과 전망을 제시하면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이를 바탕으로 펀드를 운용하는 식이다.

한화자산운용은 TDF를 출시하기 위해 손잡을 외국 자산운용사를 물색하고 있다. 블랙록 JP모간 등과 협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