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성과가 우수한 최고경영자(CEO)일수록 취임 초기 2년간은 대규모 임원인사나 조직개편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전략을 새로 짜거나 비용을 절감하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또 회사 내부보다 외부 출신 중에 성공한 CEO가 많이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앤드컴퍼니는 계간지 ‘맥킨지 쿼털리’를 통해 ‘무엇이 CEO를 특별하게 만드는가’라는 보고서를 지난달 발표했다. 맥킨지는 2004년부터 2014년까지 S&P500에 속하는 대기업 CEO 600명을 분석해 재임기간 주주에게 500% 이상의 수익률을 안겨줘 상위 5%에 든 ‘성공한 CEO’ 그룹과 나머지 ‘평범한 CEO’ 그룹을 비교 분석했다.

평범한 CEO들은 초기 2년간 대규모 임원인사나 조직개편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그다음으로 신사업 진출이나 새로운 상품 출시, 인수합병(M&A) 순으로 시간을 할애했다. 반면 성공한 CEO들은 대규모 조직개편이나 임원인사 등에 큰 가치를 부여하지 않았다. 대신 회사의 경영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거나 우선순위가 낮은 사업부문부터 비용을 절감해 경영을 효율화하는 작업에 주력했다. 많은 기업의 CEO들이 부임하자마자 전임자의 잘못을 드러내기 위해 과거 부실을 한꺼번에 반영하거나, 조직을 장악하려고 대규모 임원인사를 단행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맥킨지는 “CEO가 바뀐 뒤 이뤄지는 대규모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은 혼란을 부추기고 경영 성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며 “조직이나 직원이 감내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와 변화의 정도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성공한 CEO의 또 다른 특징은 외부 출신이 많다는 점이다. 맥킨지에 따르면 성공한 CEO 가운데 45%가 외부 출신으로 평범한 CEO의 외부 출신 비율(22%)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맥킨지는 “‘아웃사이더’의 관점에서 편견 없는 통찰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외부 출신이 조직의 관성을 이겨내는 데 더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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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