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다국적 기업이 선호하는 투자처에서 2년 연속 미국에 밀려 2위에 그쳤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유엔무역개발위원회(UNCTAD)가 다국적 기업 임원을 대상으로 ‘3년(2017~2019년)간 가장 선호하는 투자 국가’를 조사한 결과 미국이 40%로 1위를 차지했다.

중국에 대한 선호도는 36%로 미국에 조금 못 미쳤다. 이로써 중국은 지난해 조사에 이어 올해도 2위에 머물렀다. 다만 중국에 대한 올해 선호도는 지난해(21%)보다 15%포인트 높아졌다.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낮은 임금, 비교적 양호한 사회기반시설, 급성장하는 내수시장 등을 바탕으로 ‘세계의 공장’ 역할을 했다.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에 포함된 대다수 다국적 기업은 앞다퉈 중국 시장 투자를 늘렸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임금 및 토지 가격 상승, 정부의 강력한 규제, 중국 현지 기업과의 경쟁 심화 등으로 투자 대상 국가로서 중국의 매력이 급속하게 떨어지고 있다고 SCMP는 진단했다. 중국의 지난해 외국인투자(FDI) 유치 규모가 134억달러(약 15조80억원)로 전년 대비 1% 감소해 미국(391억달러) 영국(254억달러)에 이어 세계 3위에 그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시장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도 중국 내 사업 환경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는 지난 4월 배포한 백서에서 중국 내 정치·경제적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 외국 기업 투자 환경 악화, 경제 성장세 둔화 등으로 올해가 미국 기업에 가장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