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Story - SK이노베이션] 신성장 동력 키우고 주주 친화 배당정책…한국의 다우케미칼 꿈꾼다
SK이노베이션은 2020년까지 배터리와 화학부문에 최대 10조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공시했다. 이 회사는 2016년 연간 영업이익 3조2000억원(정유 1조6000억원·비정유부문 1조6000억원)을 올리며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했다. 이번 투자 공시는 신성장동력과 사업 방향성을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기존 사업(정유, 윤활기유, E&P)을 단단하게 유지하고, 비정유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종합 에너지기업으로 변화를 추구한다는 목표다. 자원 및 기술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인수합병 추진과 글로벌 파트너십(JV)을 통한 생산거점 다변화로 성장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주주 친화적 배당정책으로 글로벌 에너지 회사로 변화할 예정이다. 이 같은 성장 전략의 모델은 다우케미칼 전략과 비슷하다는 판단이다.

기술력과 자원확보가 관건

2000년 이후 글로벌 화학산업은 공정별 원재료 상이성이 존재한 가운데 범용제품 중심의 생산에서 특화제품 생산 중심으로 변화 중이다. 글로벌 석유화학기업 매출 순위를 살펴보면 기술력과 자원을 확보한 기업이 상위권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술력은 범용화학제품에서 특화제품까지 영위하는 복합 에너지기업 바스프와 다우케미칼이 글로벌 톱2를 유지하고 있다. 자원확보 면에서는 원재료 매장량이 풍부한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국가들이 합작 형태로 화학사업에 진출했고, 메이저 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석유화학 트렌드는 풍부한 원재료를 확보한 오일 메이저 국가들의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한 투자와 고부가가치 기술력이라는 트렌드를 보인다. 결국 기술력과 자원 확보를 위한 파트너십이 글로벌 석유화학의 핵심 패러다임이고, 이를 반영한 기업이 지속 성장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고부가 제품 확대와 배터리 투자

SK이노베이션은 오는 7월 다우케미칼의 EAA사업(고부가 포장재)을 총 투자금액 4000억원과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400억원 목표로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화학사업 확대라는 테두리 안에서 해외 생산거점 다변화와 고부가 제품(특히 포장재 및 자동차용 제품)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재편하려는 의지다.

동시에 배터리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생산량은 2016년 기준 1.1GWh에서 2020년 10GWh로 증가하고, 2025년까지 글로벌 배터리 점유율 30% 달성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글로벌 10위권 화학 기업으로의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판단이다.

SK이노베이션은 또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기존·신규사업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2013년 중국 우한 나프타분해설비(NCC) 완공을 시작으로 글로벌 합작사를 통해 생산지역 다변화 전략을 성공시킨 경험이 있고,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한 생산지역 다변화라는 강점도 보유하고 있다.

윤활유사업은 생산능력과 글로벌 생산거점 확대로 그룹3 시장의 1위 사업자 지배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2008년 인도네시아, 2012년 울산, 2013년 스페인 합작사 설립을 통해 메이저 사업자로 등극했다. 윤활기유의 영업이익 기여도는 14% 수준으로 안정적 이익을 창출하며 투자의 결실을 보는 중이다. 그룹3 기유 시장은 2015년 420만t에서 2025년까지 630만t으로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수익 확대가 기대된다.

석유사업은 동북아 동남아 중동에서 트레이딩 모델 개발 후,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사업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베트남과 중국 중심의 전통자원(원유)과 북미의 비전통자원(셰일오일 등)을 통해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기존 석유개발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주주친화적 배당정책도 긍정적

글로벌 에너지 기업은 높은 시가배당률과 배당성향으로 주주 친화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다우케미칼의 최근 13년간 평균 배당수익률은 4.9%다. SK이노베이션은 2015년 주당 배당금 4800원, 2016년 6400원으로 배당금(시가 배당률 4.3%)을 매년 확대했다. 올해도 기존 사업의 견조한 실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배당금 확대(주당 8000원 예상)가 전망된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의 평균 시가배당률이 4% 수준임을 감안하면 SK이노베이션의 올해 예상 배당금과 이에 따른 시가배당률(4.

8%)은 글로벌 평균치를 웃도는 수치다. 적극적인 주주 환원정책은 기업가치를 한 단계 상향시킬 요소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