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 홀대 의식했나…문재인 정부, 8일 재계와 첫 공식 만남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 문제 등을 둘러싸고 기업과 경제단체들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재계의 첫 공식 회동이 열린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냉각된 정부와 재계 간 관계가 풀릴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8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의 챔버라운지에서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간담회를 연다고 7일 밝혔다. 문재인 정부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위에서는 김연명 사회분과위원회 위원장, 한정애 분과위원(더불어민주당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 오태규 자문위원 등이 참석한다. 대한상의에선 박용만 회장(사진)과 이동근 상근부회장, 이경상 경제조사본부장 등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의 5년간 정책 방향을 정하는 국정기획위가 재계를 대변하는 경제 단체와 공식 만남을 갖는 것은 처음이다. 이날 간담회는 국정기획위 측에서 지난주 대한상의 쪽에 현장 방문을 요청해 성사됐다. 국정기획위는 이날 중소기업중앙회도 만날 예정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사회분과위원회가 다루는 업무 특성상 노동 현안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와 별도로 이달 말 예정된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동행할 경제사절단 구성을 위해 대한상의,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에 참석 의향자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상의는 다음달 10일 오전 대한상의 국제회의장에서 이용섭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초청 최고경영자(CEO) 조찬간담회도 열 예정이다. 한 대기업의 대관 담당 임원은 “정부가 기업들과 의사소통을 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와 경제계 간 긴장관계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기업인들을 홀대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최근 일자리위원회가 최저임금 인상 문제를 다루면서 노·사·정 합의체인 최저임금위원회(고용노동부 산하) ‘공식 멤버’인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빼놓은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자리위원회는 다음주 한국노총 민주노총 등 양대 노총을 만난다. 국정기획위의 인적 구성도 비대칭적이다. 노동계 인사는 ‘특보’ 형식으로 두 명이 참여하고 있는 데 비해 경제계 인사는 한 명도 없다.

국정과제 제안서를 받는 과정에서도 경제계는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

좌동욱/강현우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