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2인자' 당분간 공석 되나…차기 유력 후보는 누구
한국은행 ‘2인자’인 부총재 공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장병화 한은 부총재의 임기가 보름밖에 남지 않았는데 선임 작업은 첫발조차 떼지 못해서다. 새 정부 내각 구성이 지연되면서 한은 총재가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부총재직 인선이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는 탓이다.

6일 한은에 따르면 장 부총재의 임기는 이달 24일로 끝난다. 통상 차기 부총재 선임 절차가 한 달 이상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이미 추천이 이뤄졌어야 한다. 하지만 이주열 한은 총재는 아직 대통령에게 부총재 후보를 추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차관급인 부총재직은 한은 총재가 복수로 추천하면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 한은 안팎에선 새 정부 인사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났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부총재는 3년 임기에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지만 연임 사례는 없다. 국제 일정이 많은 총재를 보좌하면서 내부 살림을 도맡는다. 인사 전반에도 영향력이 큰 편이어서 조직 사정에 밝은 인사가 주로 선임됐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기도 하다.

일각에선 선임 절차가 계속 지연되면 다음번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가 부총재 없이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이달 중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예고한 상태며 한은은 다음달 13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 회의를 연다.

부총재는 주로 정통 ‘한은맨’이 맡았다. 장 부총재처럼 부총재보 퇴임 후 민간에서 2년가량 경험을 쌓은 뒤 부총재로 다시 오는 사례도 있지만 내부 승진 자리라는 인식이 짙다.

유력 후보로는 한은의 김민호·윤면식·임형준 부총재보와 한은 설립 이래 최초 여성 임원이던 서영경 고려대 초빙교수, 민성기 한국신용정보원장 등이 거론된다. 이흥모 금융결제원장, 이상우 국제금융센터 부원장, 정희전 서울외국환중개 사장 등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총재의 의중이 가장 중요하지만 법률상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인 만큼 아무래도 새 정부의 성향과 인사 코드가 일부 반영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선 현역이 좀 더 유리한 위치에서 한은 출신 ‘올드보이(OB)’와 경쟁하는 구도지만 의외의 인물이 발탁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