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강판이 건축 내외장재와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나면서 철강업체들이 잇따라 증설 투자에 나서고 있다.

5일 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국내 컬러강판 수입량은 10만3444t으로 전년 동기(7만1625t)에 비해 44.4% 늘었다. 컬러강판 수출량도 41만5476t으로 전년 동기보다 9.1%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전체 철강재 수입은 0.4% 감소했다. 전체 수출은 6.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컬러강판의 국내 생산량도 2015년 189만t에서 2016년 204만t으로 8.1% 증가했다. 올 들어 성장세는 더 가팔라지고 있다. 분기별 생산량은 2015년 1분기 45만t에서 2016년 1분기 47만t으로 완만하게 상승하다가 올해 1분기엔 51만t으로 급증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재고가 없어서 더 팔고 싶어도 못 파는 상황”이라며 “컬러강판은 국내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해 최근 중국산 수입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건축 내외장재로 쓰이는 컬러강판 수요도 늘고 있다. 건물 외관의 디자인을 중요시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 냉장고, TV 등에도 컬러강판이 쓰인다. 국내 컬러강판 시장 1위는 동국제강이다. 연간 70만~80만t을 생산한다. 그 뒤를 동부제철(40만~45만t) 포스코강판(35만t) 세아제강(20만~25만t) 등이 잇고 있다.

철강업계는 고급 컬러강판 중심의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로 변하고 있는 시장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앞다퉈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작년 말 9번째 CCL(컬러강판생산설비)을 증설한 동국제강은 올해 10번째 CCL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 “10번째 CCL 투자 검토는 끝났다”며 “부산공장 내 여유 부지를 확보하는 대로 바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강판은 다음달 연산 6만t 규모의 4번째 CCL을 착공한다. 포스코강판은 이 공장 증설에 390억원을 투자했다. 세아제강은 지난달 26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컬러강판과 아연도금강판을 생산하는 판재사업부문을 분할해 ‘세아씨엠’을 설립했다. 기존 강관사업에서 컬러강판 사업부문을 떼어내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포석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