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들인 석탄화력 LNG로 바꾸라니…"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공정률 10% 미만 석탄화력발전소 원점 재검토’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해당 석탄발전소를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 구상에 호응하는 민간 발전사는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현 가능성을 따지지 않은 채 이상적으로 제시한 대선 공약이 현실의 벽에 부닥치고 있는 것이다.

4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한국전력거래소를 통해 포스파워 강릉에코파워 고성그린파워 당진에코파워 등 네 개 민간 발전사업자에 “현재 짓고 있는 공정률 10% 미만 석탄발전소 8기를 LNG발전소로 재허가하는 방안에 찬성하느냐”는 내용의 설문을 돌렸다. 이들 발전사는 모두 “이미 수천억원을 쏟아부었고 재허가받는 데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공정률 10% 미만 석탄발전소는 9기이며 이 중 8기를 민간 발전사가 짓고 있다. 이들 민간 발전사는 정부 인허가 등 적법한 절차에 따라 석탄발전소를 짓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강제로 공사를 중단시킬 수는 없다.

문 대통령이 공약한 가계 통신비 인하, ‘광화문 대통령’, 고교학점제,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권 폐지 등도 공약 이행 과정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공약 이행 방안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임도원/이태훈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