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이 올 들어 10만t급 이상 탱커선과 초대형유조선(VLCC) 분야에서 세계 발주물량의 절반 이상을 수주했다. 조선업 경기가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는 신호라는 분석이다.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는 지난달 총 20척 13억달러의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고 1일 발표했다.

발주예정 물량(옵션)을 포함한 수주실적은 29척, 19억달러로 금액 기준으로 지난달보다 30% 늘었다. 올 들어 5월까지 누적 수주 금액은 38억달러다. 전년 동기(10억달러)의 4배에 육박했다. 척수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12척)의 5배를 넘는 62척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그룹 연간 수주목표(75억달러)의 51%를 이른 기간에 달성한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2개월 연속 높은 실적을 기록함으로써 장기화됐던 수주 불황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수주한 선박을 선종별로 살펴보면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탱커선 13척, 액화천연가스(LNG)선 1척 등 총 14척(10억7000만달러)을 수주했다. 현대미포조선은 석유화학제품운반선 4척, 기타 2척 등 총 6척(2억4000만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는 5월까지 10만t급 이상 탱커선 28척을 수주했다. 세계 발주물량 42척(클락슨 발표 기준)의 67%를 수주한 것이다. VLCC도 세계 발주물량인 27척의 절반이 넘는 14척을 수주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VLCC, LNG선 등을 중심으로 수주 관련 문의가 증가하고 있어 올해 수주 목표는 초과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