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등 5개 진영 경합에 각종 시나리오 만발
"각 진영 인수가격 모두 20조원 눈높이 충족"


도시바(東芝) 반도체 부문인 도시바메모리 입찰에서 한국 SK하이닉스 등 5개 진영이 경합하는 가운데 "미일연합 진영을 우선한다"는 보도가 공통적으로 나오고 있다.

26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도시바는 전날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미즈호은행 등 주요 거래은행에 이러한 상황을 설명하면서 "웨스턴디지털(WD)에 대한 매각은 현재로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도시바와 협업중인 WD와 협상결렬설이 제기되자 스티브 밀리건 WD 최고경영자(CEO)와 회담했던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은 세부내용은 밝히지 않은 채 "결렬은 아니다"라고만 말했다.

매각할 곳에 대해 도시바는 일본의 관민펀드 산업혁신기구와 미국 투자펀드 등이 연합한 미일연합을 우선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여기에 WD도 가세할 수 있다는 방안도 거론됐지만, 정리는 안 됐다.

지난 19일 도시바메모리 두 번째 입찰에는 ▲ 미국 투자펀드 KKR ▲ SK하이닉스와 연합한 미국 펀드 베인캐피탈 ▲ 미국 브로드컴 ▲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이 응찰했다.

협업중인 WD는 별도로 응찰했다.

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은 2차 입찰에서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KKR과 연합해 인수에 참가하는 방향으로 조정 중이다.

산업혁신기구는 이달말 출자규모를 확정할 전망이다.

관계자에 의하면 거래은행과의 모임에서 도시바의 담당자는 4진영이 입찰에서 제시한 인수 금액이 모두 2조엔(약 20조원) 규모에 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훙하이의 가장 많은 액수를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모두 도시바 본사가 원하는 최저가 2조엔을 넘긴 상태이기 때문에 제시된 금액은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선정에는 일본 정부와 여론 흐름이 중요할 것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현재 일본 정부와 여론은 일본 내 고용유지와 기술유출 방지 등을 원하며 미일연합과 매각 교섭을 우선하고 싶다는 의향을 드러내고 있으며, 6월 중순까지 세부내용을 정한다는 구상이다.

쓰나카와 사장은 지난 24일 밀리건 CEO와의 회담에서 타개책을 협의했지만 거래은행들에게 WD의 도시바메모리 담보 설정 양보설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아 각종 시나리오가 나도는 빌미가 됐다.

밀리건 CEO는 산업혁신기구를 관할하는 경제산업성 간부와도 회담했다.

수면 아래서는 미일연합에 WD까지 참여하는 방안도 모색하는 등 도시바와 대립 해소를 위한 움직임도 계속되고 있다.

WD는 도시바메모리 매각 중지를 요구하며 국제중재재판소에 중재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도시바는 WD가 도시바메모리의 지분 과반을 확보, 경영권을 쥐려고 한다며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 측도 WD가 도시바메모리 경영권을 쥐게 될 경우 그동안 경계를 게을리했던 미국 쪽으로 안보와 관련된 반도체 핵심 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