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수뇌회담서 양보하며 계속 협의, 절충점 찾기로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놓고 대립 중인 도시바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타협하지 않으면 둘 다 망한다"며 한발씩 양보, 절충점 찾기에 들어갔다.

25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도시바 쓰나카와 사토시 사장과 WD 스티브 밀리건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이달 들어서만 두 번째 회담을 갖고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위해 양사 협의에 들어갔다.

지금까지 WD는 "독점교섭권이 있다"며 도시바메모리를 다른 회사에 매각하는 것을 저지했고, 도시바 측은WD 기술자를 공장에서 내쫓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이에 WD는 국제중재재판소에 중재신청을 했다.

그래도 도시바가 지난 16일로 예고했던 WD 기술자 퇴출을 강행하지 않자, WD 밀리건 CEO는 도시바메모리 주식을 거래은행들이 담보로 설정하는 데 동의할 수 있다는 의향을 도시바에 전달했다.

회계조작 사태와 미국 원자력발전 자회사인 웨스팅하우스(WH)의 7조원대 거액 적자로 자금흐름 상 어려움을 겪는 도시바에 WD가 양보한 모양새를 보이자 도시바는 WD에 대한 매각 검토로 화답했다.

지금까지 도시바는 미국 투자펀드 KKR과 일본 관민펀드 산업혁신기구 연합진영에 비해 인수제시액이 적은 WD에 파는 것에는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전향적으로 변하며 인수금액 등 조정에 들어갔다.

다만 WD의 경우 '독점금지법' 해소라는 난제가 있어 불투명성은 여전하다.

양측 갈등 완화로 한국 SK하이닉스나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 등 도시바 매각 경쟁 진영에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와 거래하는 주요은행들은 도시바메모리 주식을 담보로 6천억엔대 후반의 융자를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협업 중인 WD가 담보 설정을 거부해 도시바가 자금 인출을 못했었다.

이에 도시바는 자금 흐름에 애로를 겪었다.

이에 따라 미쓰미스미토모와 미즈호, 미쓰이스미토모신탁 등 은행 3곳이 담보 설정을 인정해주도록 WD에 요구해 왔는데, 겨우 숨통이 트였다.

대치가 해소돼 도시바메모리 매각은 진전이 예상된다.

KKR과 산업혁신기구가 앞서가던 상황에서 WD가 산업혁신기구, 일본정책투자은행과 연합하는 방안 등이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