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보험연도대상] '농업적 근면성'으로 고객 만나 1년 넘기는 계약 비율 90% 넘어
올해 신한생명 연도대상에서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김나리 설계사(사진)다. 신한생명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부터 특정 개인에게 연도대상 영업대상을 주는 대신 4개 그룹으로 나눠 요건이 되는 우수 설계사를 모두 시상한다. 김 설계사는 새 시상 방식에서 최상위 그룹인 슈퍼그룹 설계사 가운데 가장 뛰어난 실적을 올렸다.

신한생명은 기존에는 영업실적, 계약유지율 등을 따져 고객을 직접 만나는 설계사와 전화로 상담하는 텔레마케터 가운데 각각 1명을 뽑아 영업대상을 줬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슈퍼그룹, 챔피언그룹, 프런티어그룹, 챌린저그룹 등 달성 실적에 따라 그룹별 우수 설계사를 시상한다. 통산정산보험료 기준으로 슈퍼그룹은 8000만원 이상이 가입 요건이다.

챔피언그룹은 7000만원, 프런티어그룹은 4800만원을 넘어야 들어갈 수 있다. 챌린저그룹의 통산정산보험료 기준은 3400만원이다. 통산정산보험료란 설계사가 성사시킨 보험 계약에 따른 월납 초회보험료 가운데 보장성보험 판매실적을 가산하고, 해지된 보험판매 실적 등은 빼는 식으로 계산한다.

올해 4개 그룹을 통틀어 상을 받은 설계사는 315명이다. 이 가운데 김 설계사는 수상자 중 실적이 가장 좋았다. 슈퍼그룹에 속한 그의 지난해 통산정산보험료는 9700만원이다. 김 설계사는 최근 몇 년 동안의 영업대상에서도 동상, 우수상 등을 수상하며 우수한 성과를 보여왔다.

김 설계사는 이 같은 실적 비결로 ‘농업적 근면성’을 꼽았다. 최대한 고객을 자주 만나려 했다는 설명이다. 김 설계사는 만나야 하는 고객 수를 목표로 정해놓고 있다. 하루에 20명 이상 고객과 전화, 이메일 등을 통해 접촉하고, 최소 3명 이상의 고객과 보험 관련 상담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고객을 자주 봐야 그의 성향과 고민, 그에 맞는 상품을 권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 설계사는 고객별 맞춤 설계를 해준다는 원칙도 꾸준히 지키고 있다.

그는 우선 고객이 필요한 보장 내용에 대해 꼼꼼히 점검한다. 이후 본사 담당 부서는 물론 외부 전문가까지 동원해 고객의 재무 상황을 분석하고 맞는 상품을 권한다.

그는 “기본적으로 고객이 어떤 종류의 상품을 원하는지 알기 위해선 설계사가 미리 공부해야 할 것들이 많다”며 “고객의 재무 상황뿐 아니라 최근 보험정책 방향까지 꿰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고액 자산가 고객들은 종신보험 등으로 상속세 재원 등을 마련하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각종 세법 내용도 꾸준히 익혀놔야 한다.

이처럼 고객에게 맞춤형 상품을 권하다 보니 그가 성사시킨 계약의 13회차 유지율은 90% 수준이다. 김 설계사가 모집한 계약 중 1년을 넘기는 비율이 90%라는 뜻이다.

지난해 생명보험업계 평균 수치는 82.4%다. 가입자가 계약을 장기간 유지한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자에게 맞는 보험상품을 권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 설계사의 영업 좌우명은 ‘더욱 고객 중심으로 나아가야 한다’이다. 고객 만족을 누구나 말하고 약속하지만, 실천하는 데는 굉장한 끈기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