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게임즈 카밤 캐나다 스튜디오 인수도 한몫

삼성전자가 미국의 전장(電裝) 기업 하만(Harman)을 인수·합병(M&A)한 효과 등으로 1분기 해외직접투자 송금액이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8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7년 1분기 해외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해외직접투자 송금액은 107억1천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0.2% 증가했다.

해외직접투자 송금액은 작년 1분기 82억3천만달러에서 2분기 87억4천만달러, 3분기 84억5천만달러로 80억달러대를 기록했다.

그러다가 작년 4분기 98억3천만달러로 증가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100억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송금액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국내 주요 기업의 해외기업 M&A 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커넥티드카(connected car), 오디오 분야 전문기업 하만을 80억달러(약 9조3천760억원)에 인수했다.

이는 국내 기업의 해외기업 M&A 사상 최대 규모다.

제조업체가 자사 현지 판매법인에 해외 M&A를 위한 자금을 송금하면 도매 및 소매업으로 집계된다.

이 덕에 도매 및 소매업 해외직접투자는 전년 동기보다 무려 10배(1천94.7%) 증가했다.

국내 1위 모바일 게임 업체인 넷마블게임즈가 미국 게임사 카밤의 캐나다 밴쿠버 스튜디오를 1조원에 가까운 금액에 인수한 점도 송금액 사상 최대 기록에 일조했다.

이 M&A는 출판·영상·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으로 집계돼 전체 규모 기준으로 전년 같은 분기보다 472.8% 증가했다.

이 때문에 신규법인 설립 등 그린필드형 투자(-28.7%)는 감소했지만 M&A형 투자(137.0%)는 크게 증가했다.

이 밖에 전기·가스·증기 및 수도사업(162.7%) 투자도 큰 폭으로 늘었다.

하지만 제조업(-31.6%), 금융 및 보험업(-45.5%), 부동산업 및 임대업(-75.1%) 투자는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북미(126.1%) 지역은 3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였지만 그 외 지역은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미국(68억1천만달러, 142.8% 증가)이 전체 해외직접투자 증가를 견인했다.

그 밖에 베트남(4억7천만달러, 4.0% 증가), 싱가포르(3억4천만달러, 50.6% 증가) 등에서 늘었다.

반면 중국(5억7천만달러, 18.6% 감소), 케이만군도(3억5천만달러, 57.3% 감소) 등에서는 감소했다.

기재부는 1분기 대비 해외직접투자액은 단기적으로는 감소하겠지만, 올해 전체 규모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1분기 투자 신고액 규모는 103억2천만달러로 1분기 송금액보다 적어 감소가 예상된다"며 "다만 올해 국내 대기업의 현지시장진출과 M&A 등 투자계획을 감안하면 전체 규모는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국제적으로도 선진국 중심의 경제회복세나 원자재 가격상승, 낙관적 투자심리 등이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만 보호무역주의 심화나 금리 인상 추세 등 대외 불확실성은 위축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기재부는 작년 4분기까지 신고액 기준으로 발표하던 해외직접투자 금액을 이번 분기부터 실제로 보낸 송금액 기준으로 발표했다.

국제통계기준에 따랐다는 것이 기재부의 설명이다.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2vs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