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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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 여파에 오리고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17일 한국오리협회에 따르면 1년 전 6500원이던 2㎏짜리 오리 신선육은 이번 주 평균 9500원으로 46.2%나 뛰었다. 9283원이던 한 달 전에 비해 2.3% 올랐다.

새끼오리의 가격 인상 폭은 이보다 훨씬 크다. 알에서 부화한 지 하루 된 새끼오리는 1년 전 700원이었지만 지금은 1800원으로 157배나 급등했다.

작년 5월 4906원에서 지난 1월 15일 9543원으로 94.5% 뛰었던 30개들이 계란 1판보다도 가격 인상 폭이 크다.

오리 가격 급등은 AI로 330여만 마리가 살처분돼 사육 오리가 급감한 데다가 오리 사육을 포기한 농가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전국의 오리 사육농가와 마릿수는 작년 4분기 때 566가구 810만9000여마리에 달했으나 올해 1분기 390가구 556만9000여마리로, 농가 수나 마릿수 모두 31% 급감했다.

AI가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자 AI에 취약한 오리 사육을 포기하는 농가도 갈수록 늘고 있다.

충북 음성의 경우 육용 오리를 사육하던 2개 농가가 2014년 AI 피해가 덜한 육계 사육으로 전환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8개 오리 농가가 육계 사육으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인근 진천 3개 농가가 오리 사육을 포기하고 육계 사육에 나섰다. 반면 육계를 키우다가 육용 오리로 축종을 변경한 농가는 도내에서 한 곳도 없었다.

육용 오리 사육을 포기한 음성의 한 농장주는 "AI가 터지면 오리가 피해의 직격탄을 받는다"라면서 "AI가 번져도 닭 수요는 꾸준한데, 오리는 즉각 외면받는다"고 털어놨다.

소비가 줄면 계열사 새끼오리 분양도 줄게 돼 오리 농가가 받는 타격이 가중된다. 축산업을 새로 시작하는 농가도 오리보다는 닭 사육을 선호한다.

충북의 경우 2014년 이후 올해까지 121개 농가가 가금류 사육에 나섰는데, 육계 농가가 69곳에 달한 반면 육용 오리 농가는 20곳뿐이다. 오리 사육농가가 감소, 출하량이 줄면서 오리고기 가격 오름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