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김 암참 회장은 지난 2월 여의도 IFC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FTA의 완전한 이행을 위해선 한국에만 있는 갈라파고스 규제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암참, 한경DB)
제임스 김 암참 회장은 지난 2월 여의도 IFC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FTA의 완전한 이행을 위해선 한국에만 있는 갈라파고스 규제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암참, 한경DB)
'한국GM보단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일정부터'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이 올 들어 쉐보레 자동차보단 암참 챙기기에 바빠졌다. 한국GM 경영실적이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암참 회장 자격으로 정치권 행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5일 암참에 따르면 완성차업체 한국GM의 CEO(최고경영자)를 겸직하고 있는 제임스 김 암참 회장은 지난주 미국으로 출국했다. 한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의 모임인 암참 사절단과 이날부터 18일까지 워싱턴을 방문해 백악관과 행정부·의회 고위 관료들을 만나는 '도어녹' 행사를 갖기 위해서다.

다음달로 예상되는 한미 양국간 새 정부의 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수정 등을 요구한 시점에서 FTA 장점과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암참 관계자는 "통상 3~4월께 도어녹 행사를 진행하지만 올해는 대선 일정으로 늦어졌다"며 "이후에도 문재인 새 정부와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일정 등 시기적으로 암참 스케줄이 많다"고 설명했다.

제임스 김 사장은 한국GM과 암참을 동시에 이끌어 가야 하는 직무를 맡고 있다. 다만 한국GM과 암참 사이 대외활동만 놓고 보면 무게감은 암참 쪽으로 기울었다. 19대 대통령 선거 전에는 암참 회장 자격으로 대선 주자와 정치인들을 잇따라 만나는 등 자동차산업이 아닌 정치계 뉴스에 더 많은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해 제임스 김 사장은 한국GM 수장으로 부임한 뒤 현장 곳곳을 뛰어다니며 영업 등 최전선에서 쉐보레 신차 판매를 지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부임 2년차인 올해는 별도 기자간담회를 갖지 않고 대외활동은 암참 위주다. 연초부터 다시 GM(제너럴모터스)의 한국철수설이 고개를 들었지만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한국GM은 3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내고 크루즈(신형) 마케팅 실패 등으로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시점이다. 올해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도 받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최근 부품 협력사 행사도 챙겼고 신차 판촉 강화를 주문하는 등 대외활동이 적을 뿐, 내부적으로 쉐보레 비즈니스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